라디오원고 - 인터넷 개인간 금융거래 라디오 원고

오늘 라디오 녹음한 원고. 주제는 '인터넷 개인간 금융거래'입니다. 팝펀딩이나 머니옥션 같은 곳이 있죠.  


KBS월드 라디오의 '시사 충전 여기는 서울입니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매주 월요일 'IT 한국' 꼭지에 출연하고 있다지요 ^^;

해외향 방송이라 국내에선 인터넷으로만 들을 수 있답니다.. ^^; 


요새 텔레비전 틀면 대부 업체들 광고 정말 많이 나오죠. 그만큼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일 텐데요. 하지만 정말 사정이 어렵고 급한 사람들에겐 금융권의 벽은 여전히 높고, 단돈 얼마라도 대출을 받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요즘 인터넷에서 여러 사람들이 조금씩 투자를 해 제도권 금융 회사에서 대출 받을 형편이 못 되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인터넷 금융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 개인간 금융거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1. 우선 인터넷 개인간 금융 거래란 무엇인지 좀 말씀해 주시죠?

- 예전에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음악 파일들을 공유 많이 했잖습니까? 중앙에서 조절하는 회사나 서비스 없이 사람들이 직접 파일을 공유한다 해서 개인간 공유 즉 'peer to peer' 혹은 P2P 방식이라고 하는데요, 개인간 인터넷 금융 거래는 마치 네티즌들이 파일을 공유하듯 돈을 빌리려는 사람과 꾸어주려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매개로 직접 연결되어 금융 거래를 하는 것입니다. P2P 금융이라 할 수 있죠.

주로 급히 얼마 간의 돈이 필요한데 은행 같은 제도권 금융에서 돈을 대출 받을 형편은 못 되는 사람들이 이용합니다. 돈을 빌리는 사람은 꼭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적은 돈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도 얻을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먼저 이런 모델이 등장했고요, 우리나라에서도 팝펀딩이나 머니옥션같은 곳에서 비슷한 모델로 개인간 인터넷 금융 거래를 중개하고 있습니다.


2. 보통 은행이나 금융기관과는 많이 다른 것 같은데요, 그럼 실제로 인터넷 금융 거래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 네, 보통은 돈을 빌리기 원하는 사람이 인터넷 개인간 금융거래 사이트에 돈이 필요한 이유와 원하는 금액, 이자율과 상환 기간 등을 올립니다. 그럼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 즉 '투자자'들이 입찰에 참가해 대출 금액과 희망 이자율 등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조건이 맞으면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죠.

투자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한 사람이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10만원 정도로 제한한다던지, 중개 업체가 미리 대출 희망자가 공개한 사항들이 진실한지를 확인하는 등 안전 장치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투자 의사를 밝혀야 대출이 실행되기 때문에 상환 능력을 평가함에 있어서 인터넷의 '집단 지성'을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도 있고요. 


3. 설명을 들어보니 요새 많이 얘기 나오는 마이크로크레딧이나 미소금융과도 비슷한 듯 한데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 네, 마이크로크레딧이라면 방글라데시의 그라민뱅크라는 곳이 가장 유명하고요, 요새 우리나라에서도 대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참여한 마이크로크레딧이라 할 미소금융재단들이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금융 소외자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이 목표라는 점에서 같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금융거래는 물론 인터넷에서 금융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이 다르고요. 마이크로크레딧 같은 경우 은행이 수신의 주체가 됩니다. 또 이자율도 은행이 정하고요. 반면 개인간 인터넷 금융 거래의 경우 해당 사이트는 직접 돈을 빌려주거나 이자율을 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투자자나 대출 희망자가 모이는 장터 역할을 하고, 참여자들이 올린 정보가 정확한지 등을 확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금융 기관 하나의 판단보다는 불특정 다수 여러 명의 생각이나 판단을 활용하는 셈입니다.

또 미소금융 같은 경우 이자율이 연 2~5% 정도로 낮은 편이고, 최대 1억원까지 빌려 주어서 주로 초기 창업 자금 등에 많이 쓰입니다. 반면 개인간 인터넷거래는 그보다 작은 금액, 한 몇 백만원 정도의 대출이 가능해 주로 급한 의료비 같은 생활 자금에 많이 쓰입니다. 또 이자율은 대략 30%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4. 이자율이 30% 정도면 꽤 높은 편이네요.

- 네, 제법 높습니다. 그래도 불법 사채에 비하면 한결 조건이 좋은 거죠. 사실 이런 개인간 인터넷 금융거래에서 대출 받는 분들은 10명에 9명 이상이 신용등급이 7등급에서 10등급 사이입니다. 또 파산이나 회생 신청 전력이 있는 사람들도 많고요. 쉽게 말해 다른 곳에서는 도저히 돈을 빌릴 수 없는 상황이죠.

그리고 이자율을 높게 하는 것에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이자율이 낮다면 돈을 빌려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별로 실익이 없습니다. 그냥 한번 기부한다 이런 마음으로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럼 지속적으로 참여하지도 않게 되고요. 반면 이자율이 높으면 투자자 입장에서도 실질적인 이익이 나니까 계속 참여하게 됩니다. 오가는 돈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엄청난 목돈을 만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잘만 굴리면 은행 이자 이상의 수익은 올릴 수 있다고 하네요. 

개인간 인터넷 금융거래가 단순한 기부 행위가 아니라 지속 가능하면서도 경제적으로도 소외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길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팝펀딩이나 머니옥션의 상환율은 95% 이상이라고 합니다.

 

5. 인터넷이 우리 생활을 많이 바꾸었는데요, 금융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네요.

- 그렇습니다.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가 월가의 탐욕 때문이었다는 얘기도 있고, 일반적으로 금융 하면 규모가 크고 차갑고 냉정한 이미지가 많은데요. 인터넷을 통해 금융 기관을 거치지 않고 돈이 필요한 사람과 돈을 투자하고 싶은 사람이 직접 만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따뜻한 얼굴의 금융'이 등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은행이나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금융소외자가 우리나라에 830만명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인터넷 금융거래가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또 이런 형태의 개인간 인터넷 금융은 다른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팬클럽이 돈을 모아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에 투자하고 수익을 나눠받는다던가, 독립영화 제작에 네티즌들이 투자하는 것이죠. 영화 제작에 네티즌 투자를 받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사례가 있고요, 영국에서는 축구 팬들이 온라인에서 모여 축구단을 사고 운영에 참여하는 사례도 있다고 하네요.


6. 인터넷 금융 거래로 어려운 사람도 도울 수 있고, 앞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죠.

- 네, 아직은 개인간 인터넷 금융거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한 고금리 대부업체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실제 인터넷 대부업체들이 많으니까 그런 곳과는 잘 구분을 해야겠지요. 또 아직 법이나 제도 측면에서 인터넷 금융 거래에 대해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습니다. 

또 거래 규모도 아직은 작은 편입니다. 팝펀딩이란 P2P 금융 장터의 경우 2007년 이후 2년간 대출 금액은 약 7억원 정도, 대출 건수가 500건 정도라고 합니다. 아직은 더 성장해야겠죠. 이들 P2P 금융 업체들은 저축은행과 제휴하고, 지속적으로 대출 한도를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여러 사람의 힘과 지성을 빌린 인터넷이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금융의 가능성을 열어나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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