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수가 아니다' 를 느낀 하루
2009.12.13 23:29 Edit
내가 최고로 좋아하는 소설. 드래곤라자에는 내 인생관에 참 영향을 많이 미쳤던 많은 대사들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오늘 내가 경험하였던일은 바로 드래곤라자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자, 나의 닉네임이기도 했던 핸드레이크가 했던 '나는 단수가 아니다.' 라는 말이다. 단수가 아니라는말은 이 단어는 복수라는 뜻이다. 모토는, 대략 이렇다. 세상에 '나' 라는 존재하는 바로 하나지만, 만약에 그 존재를 아무도 알수 없고 기억조차 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즉,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나 기억속에 있는 '나'를 모아야 진정으로 그것이 '나' 라는것이 된다는 것이다.
판타지 소설안에서의 이 개념은, 인간이 다른 종족에 비해 왜 우월한지. 왜 곧 인간의 세상이 오는지를 표현해주는것이 된다.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인 에반게리온에서도 이와 비슷한 개념들이 흘러나온다. 그래서 항상 타인이 바라봐주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면, 어째 나도모르게 나 자신의 생각속에 빠져서 다른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하는경우가 많았었다.
오늘은, 내가 회사의 신입사원으로 첫 교육을 나간 날이다. 바로 봉사활동. 그 봉사활동하는 모임은 이러한 것들을 '나눔' 이라고 불렀다. 오늘은 '도배나눔' 바로 독거노인의 집에 찾아가 집을 정리해 드리고, 도배나 장판등을 해드리는 것이다. 이것 말고도 연탄을 옮긴다던지 하는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사실 자의로 인해서 간 봉사활동도 아니고, 도착해서도, 가기전에도 '내가 왜 이것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하는 자괴감에 사로잡혀있던것이 사실이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약간 군생활의 추억도 생각나고, 작업을 지시하고 작업을 받고 나는 마치 이등병처럼 모든 작업에 대해서 보고 처음 해보고 배우는것이 주된것이 되었다. 대략 15명정도 되는 사람들, 한번도 나와 만난적도 말을 나눠본적도 없는 사람들과 오늘 또 한사람의 '나'를 만들기위해 '나'를 나눴다.
비록 서툴고 미숙했지만, 나름의 일원이 되어 일을 끝내고나니, 나에게 이런 마음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마음 한구석이 따듯해지고,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신나서 넘치게 되었다. 그동안 주말에는 주중에 힘들었고 노곤한 몸을 달래려 집안에서 게으름 피우며 빈둥거리기 일쑤였던 나, 그래서 목적없이. 그렇다고 뚜렷한 목표없이 그냥 시키는 일만하는 그런. 피동적인 사람이 되어있었던 나에게 나름의 일대 사건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나는 이제 사회인이 되었다. 나를 감싸줄 수 있는 그 어떤 모든 수식어도 이제는 나에게 붙지 않는다. 어린이. 청소년. 학생. 대학생. 군인. 그러한 모든 신분을 넘어서 이제 사회레 첫발을 내딛는 나에게,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도 앞으로 나아가는게 뭔지. 진정으로 나를 생각하는것이 어떤것인이지를 느끼게 해주는 그러한 것이 될것이다.
비록 끝날때 까지 누구 한사람의 정확한 이름도. 누구 한사람의 정확한 얼굴하나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바쁜하루였지만, 바쁜하루속에 나에게 얻어진 모든것들에 나는 감사한다. 죽은 열정이 살아나는 느낌이 생긴다. 부디 이런 기분. 이러한 생각.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진정으로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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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면에 감히 끼적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