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락페의 한계를 보여준 '타임 투 락 페스티벌'

빵빵한 국내 라인업의 착한 가격의 락페

 

  5월 30일. 잠실 주경기장에서는 대한민국 락의 부흥을 꿈꾸며 '타임 투 락 페스티벌 2009' 가 열렸다. 국내에서 열리는 락페스티벌치고, 국내밴드가 주를 이루어서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락페스티벌은 그 존재를 확인하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오랜만에 열리게 된 이 대규모 국내락 페스티벌에 사람들의 기대가 컸던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더더욱 사람들이 많이 몰리게된 바로 저 '착한 가격' 개런티라도 제대로 나올까 생각하는 저 티켓값이 사람들을 이끌었을 것이다.

 

 

  논외인 이야기지만, 나는 29일에 있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으로 많이 침체되었던 분위기였고, 가기 직전까지도 이 락페에 가야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결국에는 2시 반쯤되서야 도착했고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공연중이 었었다. 아는 일행들을 만나고 무대에 들어간 순간. 역시 기대가 컷던 탓이었을까 초라해보이는 무대와 뭉게지는것 같았던 기타소리는 약간은 날 거슬리게 했다.

 

 

  그후로 차례대로 밴드들의 무대가 있었고, 역시나 걱정했던것은 하루안에 저 많은 밴드가 어떤식으로 무대에 슬지 참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 밴드당 대략 3곡씩할당되었고, 밴드의 세팅시간또한 엄청나게 짧았다. 물론 15000원짜리 공연가면서 핀잔많다고 생각할지 모르는 일이지만, 언급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도 분위기는 매우 괜찮았다. 나름의 슬램존이 형성되었고, 처음 락페에 온사람 아니면 원래부터 자주다니던 사람들 할꺼없이 다들 몸을 부딧치며, 그리고 기차놀이하며 서클핏만들면서 나름의 재미는 느낄 수 있는 분위기였다.

 

 

  무대에 서있는 밴드들도 일단 그 질이 어떻든 무척이나 기분좋아하는 눈치였다. 왜 이 좋은걸 자주하지 않느냐는 말부터, 많은 말들이 있었다.

 

 

  너무 핀잔만 늘어놓기 그러니 칭찬도 해볼까 한다. 내가 보기에 가장 재미 있었던 무대는 장기하-크라잉넛-김창완-스페셜스테이지로 이어지는 이 무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저 세 밴드는 이 공연이 끝난 후에 셋이서 합동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때문인지 원래부터 잘 노는 크라잉넛. 재미있는 율동과 톡톡튀는 음악의 장기하. 관록과 재치의 김창완이 모여 부른 '개구쟁이+기타로 오토바이타자+다죽자' 는 정말 일품이었다. 아마 이 공연을 본 뒤에 그 셋의 공연에 갈 사람들이 많이 늘지 않았을까. 나는 생각해본다.

 

 

  그 뒤를 이어서 나왔던 트랜스 픽션과 체리필터의 무대도 볼만했었다. 어찌들어보면 타 락밴드에 비해서 하드하지않은 장르였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에 한이 맺힌 사람들 처럼. 모두들 슬램에 열중했다. 아마 슬램을 하지 않았던 주위의 사람들은 많이들 놀랬을것같다. '아 이런노래에도 이렇게 놀 수있구나' 하고 말이다. 나름 재미 있었던 슬램이었지만, 슬램존에 여러곳에 생기지 않고, 한군데에서만 대규모로 생기다보니 불규칙적이고 약간은 필요이상으로 난무되는 슬램에 피곤을 느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기차놀이하면서 돌아다니는걸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그걸 별로 못한게 참 아쉽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크래쉬의 무대부터. 사실 크래쉬하면 타임투락에 참여한 밴드중 가장 대놓고 놀 수 있는 밴드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점점 어두워 지는 분위기와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서 점점 더 무차별적인 슬램이 행해졌고, 슬램의 기본인 팔사용 금지와 박자에 맞춰서 몸을 부딧치는 기본저인 것들도 지켜지지 않기 시작했다. 무작정 자심의 체중을 싫어 상대방을 가격하거나 팔을 들고서 한다던지. 모슁을 하는곳에서 슬램을 한다던지. 아니라면 기타 다른 놀이를 하려는 도중에 사람들이 난입해 그 것에 방해가 된다든지 하는 일들이 발생했다.

 

  너무 과도해진 슬램탓이었을까, 나는 흥이깨져서 뒤로 나오고 말았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매너로 여성들이나 기타 넘어진 사람들에 대해서 넘어지면 바로 일으켜주고 주위를 감싸주는 매너가 돋보였지만 날이 어두워지면서 그것들은 점차 사라져갔다. 적당한 흥을 돋구기 위한 물을 뿌리는것과 물병투척이 너무 난무해 바닥에 즐비한 상황에서 넘어지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내귀의 도청장치가 DMC코스프레도 기분이 상했던 나에게는 그냥 별다른 감흥없이 다가왔으며, 스키조의 무대때에는 슬램존 말고 같이 갔던 일행들과 간단하게 뛰면서 재미를 즐겼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이 락페에서 기대했던 두팀. 피아와 넥스트의 무대가 있었던 시간. 원래 정말로 사운드가 좋기로 소문이났었던 피아의 무대는 엄청나게 뭉게지는 기타소리와 툭툭 퍼져버리는 베이스소리로 약간은 흥이 덜 났지만, 그래도 그들의 무대가 어디 가랴. 다시 한번 슬램존에 들어가서 이 한몸 불살라 보려했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았다. 점점 과열된 분위기는 아마 그 후로도 계속 된 모양이었다.

 

 

  갑작스런 이야기지만, 번외로 노전대통령의 서거소식에 국민 모두가 충격에 빠진 이때에 밴드들도 비슷한 기분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라에 대한 한탄이나 그런것들을 쏟아내는 밴드들이 많았는데, 내가 본것은 피아무대에서 원래 라이브를 잘 하지 않았던 곡인 'my bed' 라는 곡이 있었다. 원체에 자신에 대한 앞길을 잘 알지 못하며 방황하는 내용의 이 노래는 나름 현 분위기와 적절했다. 그들도 이 노래를 노전대통령에게 받친다고 하였고, 영결식 다음날 락페스티벌에 찾아와 나름 속마음이 미안했던 나에게 단비같은 곡이었다.

 

 

  기대했던 피아의 무대가 끝나고, 이제 넥스트의 무대. 그렇지만 관계자가 올라와 넥스트의 무대가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성이난 관객들은 많은 수가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나도 그중의 일행이었다. 물론 이 같은 행위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넥스트가 공연 시작전에 바로 주최측에 통보하지 않은 이상 주최측에서는 더 먼저알려야할 의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넥스트의 무대를 기대하며 앞쪽으로 나온 사람들에게 들린 소식. 넥스트가 어떤 사정으로 못나왔는지. 그리고 주최측에서 왜 그런식으로 전달해야만 했는지는 자세하게 모르지만,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과도한 슬램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고, 넥스트 사건으로 기분이 상하게 된 나는 일행들과 함께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후에 무대가 있었던 노브레인과 YB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락'은 비주류의 음악이다. '언더그라운드' '마이너' '인디' 등으로 사실 그렇든 그렇지 않든 락은 지금의 음악에서 매우 비주류에 속하는 음악이다. 그 음악을 부흥시키고자, 그리고 타임 투 락이라는 락팬들의 사랑을 받는 그런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면, 좀더 이러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들은 어쩔 수가 없다. 착한 가격. 빵빵한 라인업. 하지만 그속에 숨겨져있는 진행에 대한것들이라던가 아니면 관객들의 매너는 항상 입에 오르내리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할 문제인 듯하다.

 

  한번 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락페. 매년마다 이때쯤이면 몸을 부딧치며 놀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일명 '락빠' 들은 락페를 찾는다. 외국의 저 락페 이락페를 보면 자신이 엄청나게 보고싶어하던 자신이 엄청 공감하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행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노는 그 쾌감. 여름하면 락페를 떠올리는 그런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는 소수이지만 현존한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좋아할 부동층의 사람들도 많이 존재한다. 진정으로 락의 부흥을 꿈꾼다면, 그리고 즐길 준비가 되었다면. 열정과 함께 매너를 챙기고 주최측은 그 열정을 잘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년에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국 락의 부흥과 타임 투락의 부활을 진심으로 기대한다.

 

 

'It's Time To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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