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인생의 Designer.' etc

대학 때 과제로 제출했던 독후감입니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도움도 됐던 책이었어요.
혹시나 그럴 수 있다면,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포스팅하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내 인생의 Designer.’

-<이노베이터>를 읽고-


「보이지 않는 것을 자신의 의도와 신념에 따라서 그려낼 줄 알고 실현할 수 있는 21세기를 사는 우리 모두는 디자이너다. 살아가는 모든 것이 디자인이기 때문에 누가 더 자신의 생각을 잘 그려내느냐에 따라서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의 여부도 결정될 것이다.」


「‘디자인’이란 말의 가장 기본적 정의는 사전적 의미인 ‘making change...’이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에 대한 변화가 바로 ‘디자인’임을 뜻한다. 다시 말해, 디자인이라 하면 그 무엇인가를 ‘변화’시키려는 노력, 그 자체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두렵고 어떻게 보면 거부하고 싶은 ‘변화’라는 단어는 디자이너인 나에게는 ‘도전’과 ‘꿈’을 뜻한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면 결코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거부하지 않게 된다.」


- Prologue 중에서.


언젠가부터 디자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살아왔던 것 같다. 나만의 identity를 표현하기 위해 남들과는 다른 옷을 입고, 같은 용도라도 좀 더 세련된 디자인의 필기구나 노트를 사고, 디자인 전문 인터넷쇼핑몰을 기웃거리며 눈과 마음을 만족시키고. 알게 모르게 디자인이란 것이 내 삶 깊숙한 곳까지 자리한 것 같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김영세’라는 이름과는 달리 'Designed by INNO'라는 문구는 나에게 익숙하다. 2003년에 산 mp3 플레이어의 전면부 하단에 눈에 잘 띄게 기록되어 있어서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그게 이 사람의 작품이었다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의 내가 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존경, 동경에 비교해 이 작품은 많이 뒤떨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그와 관련된 영상과 책을 접하고 난 지금, 이 네모난 기계가 달리 보이는 것은 무얼까?

책을 처음 펴고 프롤로그를 읽으면서부터 나는 이런 글을 쓴 그에게 빠져들었다. 서두에 옮겨놓은 글귀 중 ‘우리 모두는 디자이너다.’라는 말이 자기관리, 시간관리, 행복, 우선순위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요즘의 나에게 많은 공감과 격려, 위로를 불러 일으켰다. 나는 무엇을 디자인 해 왔을까? 지금, 또 미래에는 무엇을 어떻게 디자인 하고 있을까? 나는 내 의지대로 나와 내 삶을 디자인 해왔는가? 그 결과물인 지금의 나와 내 삶에 대해 나는 만족하는가?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와 그의 삶이 부러웠고 그만큼에 비례해 열등감 또한 느끼면서 위의 질문들에 대해 부정적인 답만을 생각했다. 중학생 때 친구의 집에서 우연히 자신의 꿈과 인생의 목표를 발견하게 된 일, 고등학생 때 한국 최초로 교내 그룹사운드를 조직 한 일, 꿈을 좇아 재수를 해서 원하는 학과에 입학한 일, 미국 유학을 결심하고 마음껏 젊음과 낭만을 즐겼던 일, 그 와중에도 꿈을 위해 영어 공부를 한 일, 그러던 중 첫사랑을 만나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 일 등등. 이 정도 까지가 지금의 나와 비슷한 나이였을 때의 그가 경험한 일들이라 생각하니 그 앞에서 나는, 내 삶은 왜 이리 초라해 보이는지. 스물여섯이나 된 나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도 마땅한 대답을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더더욱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나의 꿈은 뭘까? 아무도 대신 답해줄 수 없는 이 질문에 언제쯤 확신에 찬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열등감, 자괴감, 비참함이 이 책을 읽고 나서 얻게 된 소중한 재산들이라면 이상해 보일까? 이러한 감정들이 그 자체로서의 ‘나’가 아닌 과거와 현재의 ‘나’에 대한 감정이라면 어떨까?

‘나는 지금까지의 ‘나’가 끔찍히도 싫다. 그래서 나는 내가 바라는 모습의 ‘나’로 나를 디자인 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 책으로부터 얻게 된 가장 큰 재산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닳고 닳은 말마따나 지금 갓 새로운 결심으로 인생을 새롭게 디자인 하려는 초짜디자이너인 내가 이노베이터의 경지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수많은 먼저 된 이노베이터들의 작품을 목표로 삼아 모방부터 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저작권이나 지적재산권 따위는 이것에 적용되지 않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도 부지런히 그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느끼면서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의 role 모델이 되리라는 작은 꿈을 마음 한 구석에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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