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글을 쓴다는 것...

블로그를 하나 운영중이고 나 나름대로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열심히(?) 활동 중이다. 처음 인터넷 생활을 시작했을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인터넷에 내 의견을 표출하기 시작했을때 아무 생각이 없었다. 세워진 글이 마음에 안들면 욕도 쓰고 인신 공격성 발언도 서슴치 않고 했으니 말이다. 근데 요 근래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쓰는 사소한 댓글들 조차 누군가에게는 상처로 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얼마전에 이와 비슷한 글을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왠지 이 주제에 대해 한번 써 보고 싶어서 자판을 두둘겨 본다.

사람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글 하나를 포스팅 하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공개적인 게시판에 글 하나를 남기는데 얼마나 걸릴까?

나는 위의 두 경우를 다 해 봤으니 경험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글 하나 포스팅 하는데 최소 3시간에서 많게는 대여섯 시간까지 걸리는 것 같다. 글을 하나 쓰려면 충분한 자료 조사와 그 자료에 근거해 내 주장을 이야기 하니 말이다. 처음 블로그를 개설한게 원래 이런 목적이 아니었다. 그냥 내 삶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 였지 누군가의 동조를 얻기 위함이 아니었다. 비록 내 블로그가 인기 블로그는 아닐지라도 관리자 모드로 들어가 들어오는 방문자를 체크 하다 보면 글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난 영화를 좋아 한다. 그것도 아주 굉장히 좋아 한다.
지금도 생각나는건 내가 4살때 사람이 굉장히 많은 공간에서 아버지 무등타고 영화를 봤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게 스타워즈2이다. 그 이후로 아버지의 영화에 대한 관심도 때문에 온가족이 주말마다 극장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게 시발점 이었을까? 중학교 처음 입학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친구들 꼬드겨 극장이란델 끌고 갔다. 나야 극장을 그전에 여러번 갔지만 같이 따라간 친구들은 처음이었다. 지금은 그 녀석들이 영화를 굉장히 좋아 하게 되었다.

이야기가 딴 쪽으로 흘렀는데 각설하고 우리나라 영화중에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라는 영화가 있다. 윤종빈 감독의 대학교 졸업 작품이자 데뷔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그해 우리나라 영화를 대표로 칸느까지 갔다. 군대의 불합리한 폭력성에 대한 이야기 인데 영화내용중 이런 신이 있다.

휴가를 나온 주인공이 옛 군대 선임인 하정우와의 술자리에서 하정우 여자 친구가 폰카로 주인공을 사진에 담으려 한다. 싫다는 주인공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여자는 계속해서 폰카를 찍으려 한다. 이때 주인공이 그 여자에게 한마디 던진다. '싫어 하는걸 강요하는것도 하나의 폭력이라고...' 난 이 대사가 굉장히 오랫동안 내 머리속에 남아 있다.

폭력이란 과연 뭘까?
누구를 피터지게 때려야만 폭력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영화에서 처럼 하기 싫은걸 억지로 강요한다는 것도 폭력으로 봐야 하는 걸까?
인터넷에서 익명성에 기대 아무런 꺼리낌 없이 자행되는 언어들도 결국 누군가에게는 상처로 남게 된다. 그렇기에 충분한 자료를 토대로 하고 논리적인 글도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글 하나를 쓰더라도 왠지 모르게 조심스러워 진다.

내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중 PGR21이란 곳이 있다.
그곳은 여러가지 규칙들이 존재 한다.
욕을 쓰면 안되고 인터넷 용어를 써서도 안 되고 하다못해 초성체(예:ㅋㅋㅋ)를 써서도 안 된다. 이런 제약들로 인해 그 사이트의 퀄리티는 굉장히 높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제약 때문에 사이트 퀄리티가 높다기 보다는 그런 제약들로 인해 퀄리티 높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고 말해야 더 정확 하겠다. PGR21의 글이나 달리는 댓글 수준만 봐도 바로 알수 있다. 그 곳에서 피겨 관련 글도 많이 쓰고 댓글도 많이 달았지만 언제나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쓰는 글들 또는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댓글들이 누군가에게는 상처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래서 요새는 더욱더 조심스러워 진다.

소심해 진걸까?
말도 안되는 악플러의 글에 시원하게 욕이라도 한번 써야 되는게 맞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글 쓰는게 여간 어렵지 않다. 좀더 편하게 글을 쓰고 싶은데 내 개인사를 쓰는 글이 아니다 보니 점점더 딜레마에 빠지는 것만 같다. 차라리 친구들이랑 삼겹살에 소주나 한잔 기울이며 개새끼 소새끼 하는 욕지거리를 편하게 날리고 싶지만 친구들은 오랫동안 봐왔던 넘들이기에 내 이야기의 핵심이 뭔소린지 아는 넘들이고 그렇지 않은 인터넷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은 내 마음을 알 턱이 없다.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 상처로 내 글과 댓글들이 다가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주저리주저리 두서 없는 글을 처음으로 써 봤다.
기분도 꿀꿀하고 해서 혼자 술한잔 했더니 취중진담인가 보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내 블로그에 내가 평소 하고 싶은 말을 쓰지 다른 무슨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아무튼 인터넷 생활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걸 뼈저리게 느끼는 밤이다.

p.s

어찌 보면 블로그에 글을 자주 포스팅 하지 못 하는 이유가 나 나름대로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런지는 모르겠... 다는건 개뿔~

내가 게을러서 그렇다. 좀더 부지런하게 생활을 해야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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