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고향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 정치,시사

20081126일 저녁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장, 박승호 포항시장 등 90여 명의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의 한 호텔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나왔다는 발언들을 보면 황당할 뿐이다
.

 

"이렇게 물 좋은 때에 고향 발전을 못 시키면 죄인이 된다" -박승호 포항시장-

"어떻게 하는지 몰라도 예산이 쭉쭉 내려온다" -최영만 포항시의회 의장-

"속된 말로 경북 동해안이 노났다. 우리 지역구에도 콩고물이 좀 떨어지고 있다" -강석호 한나라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이 대통령과 이 전 부의장의 후광으로 동해안 시대를 열기 위한 예산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 예산을 다루면서 아무리 대통령이 어렵고 정권이 어려워도 성공을 위한 헌신을 바칠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 이병석 의원(포항) -

[뷰스앤뉴스 2008.11.27]

와중에 포항은 대통령 공원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취소했다. 고향에선 대통령 찬양 사업을 하고, 중앙에선 예산을 내려보내고, 국민은 이 나라에서 들러리인가?

경제위기로 온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을 때 대통령 고향만 잔치판을 벌이는 것이 정상적인 나라꼴이라고 할 수 있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주 된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영포회라고 하는 모임 소속이다.

(영포회=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영일·포항' 출신의 공직자 모임)

     

권력의 사유화로 인한 과도한 충성심

이번 영포게이트의 발단은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BBK의혹과 쇠고기 협상을 비판한 패러디물 <쥐코>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린 민간인 김종익씨를 불법사찰 한 것이다.

그것도 단순내사차원이 아닌
, 권력을 이용한 협박과 사법처리까지 기도한 점이 경악스럽기만 하다. 

 

문제는 국가권력의 폭력성보다도, 정운찬 국무총리는 물론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조차도 모르는 유령조직을 통해 벌어진 일이였다는 것이다.

공무원이 촛불시위에 나간다고
2008년에 만든 공직윤리지원관실이지만, 공식보고라인을 통해 보고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공직과는 아무상관이 없는 민간인에 대해 불법행위를 할 만한 또 다른 가 있었다는 얘기다.

 

사실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강부자, 고소영 내각등의 인사전횡과 논란을 보면 충분히 예측가능한 일이였다.

4대강 사업을 맡을 건설업자들로 이명박의 고등학교 동창인 동지상업고등학교 동문들이 유독 많이 선정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권력형 비리가 국민에게 주는 충격은 엄청나다.

 

YS의 아들 김현철씨 또한 공식직함이 없었지만 동숭동팀 인사들을 청와대와 국정원, 정부 요직에 앉히고 비선 보고를 받으면서 국정을 좌우했다.

이후
소통령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끝내 정권 말기에는 한보사건에 뇌물수수 및 권력남용 혐의로 철창신세를 졌다. 아버지인 YS는 임기말 아들 때문에 대국민사과를 해야만 했다.

 

결국 이번사건으로 2010년에도 한국 정치권력의 핵심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비선조직이 들어난 셈이다.

영포회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외곽 지원조직으로 대선 이후 주요 인사들이 정·관계 요직에 대거 진출하면서 각종 인사 개입 논란을 일으키고 선진국민연대가 그것이다.

 

설마 혹은 막연하게 느껴졌던 정치권내의 사조직.

이런 사조직이 실제로 권력에 충성하기 위해, 한 국민의 삶을 송두리채 파탄내는 모습.

지금도 어디선가 진행되고 있을 수많은 비리와 폭력들.

국민들의 충격은 거기에 있지 않을까?




MB정부 레임덕의 시작

역대 사조직이 그러했듯이 말로는 좋지 않았다.

노태우 정권의
월계수회’, YS 정권의 동숭동팀’, DJ 정권의 연청을 이끌었던 인사들이 철창 신세를 면치 못했다.

 

12<내일신문>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민간 불법사찰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62% "민간인 사찰, 국정조사나 특검해야"65% "MB, 선거민심 수렴 잘못하고 있다" 라고 나타났다.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고 했다. 이미 한나라당은 내부통제가 안되고 있다.

영포회의 배후를 놓고, 한나라당안에서 서로 물어뜯는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중앙일보>13일자 사설 제목은 <'진흙탕 개싸움에 반환점 이명박호물샌다>이다.

연일 터져나오는 영포회, 선진국민연대 의혹의 진원지가 다름 아닌 '친이 내부' 이다. 친이끼리 내전이 붙었기에 평소엔 알 수 없었던 숱한 내부정보가 봇물 터진듯 외부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꼬리자르기식 폭로로 인해 가뜩이나 6.2참패로 큰 타격을 입은 이 대통령 레임덕에 가속이 붙은 양상이다.

이명박정권은 스스로 영포정권을 선택한 즉, 비참한 말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아마도 예전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말했듯이
'영 국민을 포기한 정권', '영 상식을 포기한 정권' 의 끝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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