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6일 2010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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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십니까? 자주 찾아오지 못하는 외손주를 위해 쪄주시는 외할머니의 정성들여진 감자와 강냉이에선 세상 진미를 내놓은단들 시원찮아 보일 정도의 환상적인 맛이 납니다. 아마 직접 그 레시피를 받아들여 해보더라도 저렇게 감자가 황금 빛깔을 곱게 띄고 당이 잘 우러나 카레향에 가까운 진한 맛이 속까지 차올라 있는 것하며, 소금한톨 넣지 않았음에도 한입 크게 씹어도 퍽퍽함이 없고 속이 차더라도 망설임 없이 손이 가게 되는 이 진짜 진미를 흉내내진 못할겁니다. 

저는 자취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놓치고 있습니다. 내 굶주림만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에 번거로움이 싫어 팬을 놓고 대충 고른 재료를 한방에 털어넣고 높은 온도와 기름 속에서 식재료가 내주는 고유의 향이며 영양소가 죄다 날아가버리기 일쑤입니다. 당연히 그런 음식이 입에 들어가봐야 말그대로 허기짐만 해결해줄 뿐 '음식을 즐기고자'하는 욕구는 해결해주기 어렵습니다. 매번 본가에 내려올 때마다 어머니나 할머니의 비법을 배워가기야 하겠지만 쉽지도 않을 뿐더러 요령껏 해내더라도 같은 맛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이런걸 맛보기 위해선 아들이 있고 손주가 생겨야 가능한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미라는건 지갑의 두께가 바탕이 되어야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굳어진 손끝에서 오는 살림의 경험과 먹어줄 사람을 생각하는 정성이 담긴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곧 다가올 명절에는 작년에 몸 사정으로 맛보지 못한 무안 점백이에 훈제수육하며, 코를 찌르는 산초와 마늘을 시래기 속에 말아넣은 추어탕을 꼭 먹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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