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터 게임작업장,궁금증까지, IT 서비스업 IT

예전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 ‘대신맨’이란 캐릭터가 있었다. 맵고 짠 음식을 대신 먹거나 맞지 않는 옷을 대신 입어보는 그가 등장할 때면 ‘힘든 일 대신하는 우리우리 대신맨’이란 노래가 분위기를 띄웠다.

무언가를 대신해 주는 대신맨은 코미디 속 허구의 존재가 아니다. 대리운전, 심부름센터, 대필작가 등 우리 주변에는 무척 다양한 일을 대신해 주는 서비스가 성업 중이며 코미디 이상으로 황당한 일까지 대신하기도 한다. IT 분야도 대신맨이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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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 전문 미화원, 컴크린365 대표 최종식
종종 ‘이유 없이 PC가 느려졌다’고 하소연하는 독자가 있다. 제조사에 물어봐도 원인을 모르겠다며 답답해한다. 원인 불명의 성능 저하는 PC 내부에 쌓인 먼지가 원인일 때가 많다. 최종식 씨는 주변에서 이런 문제로 애를 먹는 이가 많다는 걸 알고 PC청소 대행업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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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하나 털었을 뿐인데…
오전 6시 30분. 최종식 씨가 일하는 신길동의 한 PC방으로 찾아갔다. PC방은 오전 7시부터 12시까지가 가장 한가한 시간이다. 이 시간에 청소를 끝내야 한다. PC는 100대가 넘었지만  일하는 사람은 최종식 씨와 아르바이트 2명뿐이었다. 150대까지는 하루에 끝낼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이틀에 걸쳐 일한다. 오후 1시부터 8시는 서비스 요금을 할인해도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청소할 PC방에 도착하면 도구를 챙기고 바로 일을 시작한다. 작업복은 편한 옷과 마스크뿐이다. 청소는 PC를 바닥으로 내린 것으로 시작된다. 뚜껑을 열고 눕힌 다음 커다란 집진기를 덮어씌운다. 투명 아크릴판을 이용해 만든 커다란 사각형 집진기에는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있다. 에어브러시가 PC 내부의 먼지를 털어내면 집진기에 연결한 진공청소기가 이를 빨아들인다. 그가 PC 청소 노하우를 살려 직접 설계한 장치다.

“PC방 청소를 하다 보니 생긴 요령이다. 집진기를 이용해서 주변으로 먼지가 새나가지 않아  뒤처리가 깔끔하다. PC부품은 소모품이라 오래 쓰면 달기 마련이다. 특히 저가형 쿨러는 약한 바람에도 날개가 뚝 부러진다. 내 손이 닿아 문제라 배상을 해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하우가 생겼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쿨러를 손으로 잡고 수십대의 PC를 능숙하게 청소를 했다. 그의 손을 거친 PC는 오랜만에 목욕탕 다녀온 동네 개구쟁이처럼 해끔해졌다. 청소가 끝나면 PC를 켜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작업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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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전후의 사진. 쿨러 근처의 먼지 상태가 눈에 확 띈다. 절대 포토샵으로 만든 작품이 아니다.
 
청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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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마스크, 진공청소기, 집진기, 컴프레서, 공기 호스 등

1. 책상에 있는 본체를 모두 밑으로 내린 뒤, 케이스 뚜껑을 열어서 내부가 보이도록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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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C를 집진기 속에 넣어두고 진공청소기를 구멍 안으로 넣어 1차적으로 먼지를 제거한다. 에어브러시로 쿨러, 전원공급장치 안쪽, 케이스 전면, CPU 쿨러, 그래픽카드 쿨러의 먼지를 날린다. 내부 청소가 끝나면 전원공급장치 외부, 광학디스크 드라이브, USB 연결 포트 등의 먼지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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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습기를 제거하는 실리카겔을 넣고 케이스 뚜껑을 닫는다. 약품으로 케이스 외부까지 닦아내면 새 PC같이 말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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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책상 주변을 청소한 뒤, PC를 켜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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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했다면 시작 못했을 일
최종식 씨는 웹디자이너 출신이다.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고 작업한 데이터를 저장하느라 그의 PC는 늘 혹사당했다. 고장도 잦았는데, 대부분 먼지가 원인이었다.

“주변 사람들 PC를 고쳐주다 보니까 PC에 문제가 생기면 으레 저를 찾더군요. 솔직히 웹디자인에 소질도 없는 것 같고, 사람들이 귀찮아하는 PC 청소를 대신하면 어떨까 해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

창업은 어렵지 않았다. 사무실을 낼 필요도 없어 홈페이지를 만든 뒤 필요한 공구를 준비해 문을 열었다. 주변 사람 PC를 공짜로 청소해줄 때는 찾는 이도 많고 쉬워보였는데, 사업으로 생각하니 쉽지 않았다. 일을 시작한 2004년에는 PC 청소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PC방마다 돌아다니며 명함을 돌리며 이름을 알린 뒤에야 찾는 곳이 조금씩 늘어났다. 지금은 단골 관리만으로도 일이 벅차 발품 팔며 홍보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수입이 거의 없었어요. 아마 결혼했다면 일을 시작하지 못했거나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접었을 거예요. 지금은 집사람이 너무 일찍 퇴근한다고 투덜거릴 뿐, 경제적으로는 문제가 되진 않아요.”

수입은 어느 정도나 될까? 청소비용은 PC 수로 계산한다. PC방은 45대 이상일 때 대당 4,000원이고 사무실은 최소 40대를 기준으로 5,000원을 받는다. 그 이하는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 18만 원을 받는다. 마우스나 키보드 같은 주변기기 청소는 별도로 요금을 받고 있다.

“PC가 적은 PC방이나 사무실의 의뢰도 받긴 한다. 하지만 단가를 맞추려면 개수가 적을수록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에 대행업체를 부르느니 직접 하겠다는 사람이 많다.” 

그가 청소하는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던 PC방 업주에게 물으니 “돈 아낀다고 혼자 해봤는데 무척 힘이 들었다. 어차피 6개월에 한 번인데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답한다.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잘 개척한 셈이다.

고생 끝, 가맹점 확장 계획
PC 청소대행업을 7년 동안 하다 보니 PC를 열어보면 골병이 든 부품, 수명이 다 된 부품을 한눈에 가려내는 경지에 이르렀다. 청소를 하다가 종종 PC 상태에 대해 상담을 하기도 한다. 청소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은 아니고, PC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해 열심히 살폈다.

“청소가 끝나고 그 자리에서 PC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해도 나중에 전화로 항의를 하는 고객이 있어요. 이때 아무것도 모르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요. 청소를 하다가 생긴 문제가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설명하려면 당연히 PC를 잘 알아야 해요.”

일할 곳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최종식 씨의 노하우는 쌓여갔지만 직원을 구하는 건 사업을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처음에는 일이 없고 돈벌이가 안 되어서 지금은 일이 많아 힘들어서 오래하려는 사람이 없다. 다행히 지금은 교대 근무 인원을 확보해 서비스에 지장을 주는 일은 없다.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고 난 뒤 그의 꿈도 커졌다.

“현재 전국에 3곳의 지점을 두고 있는데 앞으로 가맹점을 늘리는 게 소원입니다. 청소대행업체는 많지만 우리처럼 PC만 전문으로 하는 곳은 손에 꼽혀요. 많이 힘들지만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요. PC 청소하면 컴크린365를 떠올리도록 더 열심히 해야죠. 이게 평생 직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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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도 그가 직접 운영한다. 사무실을 지키는 직원은 당연히 없다.

■ 아이온 아이템 필요하신 분~, 아이템 사냥꾼 강국
전쟁터에서 어떤 무기를 쓰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일이 많다. 온라인 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면 승리를 챙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게임하는 맛까지 달라진다. 게임의 규칙대로라면 직접 가상 세계를 누벼 무기를 장만해야 하지만 시간은 없고 돈은 많은 게이머는 어쩔 수 없이 아이템 사냥꾼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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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검 필요하세요?  
<아이온>의 고르고스 서버가 열렸다. 여러 캐릭터가 게임 중인 화면 아래쪽으로 은밀한 거래 문구가 오간다. 강국 씨의 주 아이템은 ‘백금주화’다. 강국 씨뿐 아니라 많은 게이머가  단검, 미늘창, 판금 방어구 같은 공격 아이템과 선약, 물약, 신약 같은 회복 아이템 등을 사고 팔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지만 이를 하나하나 직접 구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국 씨라고 아이템을 얻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남보다 오랜 시간 게임을 해서 실력과 운의 도움을 받아 모으는 수밖에 없다.

“아이템을 구입하다가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에 재미삼아 몇 번 팔았는데 은근히 벌이가 되더라고요. 제대로 하면 큰돈이 될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그의 주력 상품인 백금주화는 직업에 맞는 담당 행정관을 고른 다음 지불하는 돈이다. 인기 아이템은 아니지만 레벨을 높이는 데 꼭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가 많다. 아쉽게도 게임이 패치되면서 가치가 많이 하락했다.

게임에 콘텐츠를 더하거나 아이템이나 직업 간의 균형을 재조정하는 패치나 업데이트는 아이템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게이머에게는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강국 씨도 이 때문에 주력 판매 상품을 바꾸는 중이다. 그가 요즘 공들이는 물건은 신석이다.

“재미가 쏠쏠한 아이템이다. 마치 로또처럼 얻어걸리는 것이라서 찾는 사람이 많다. 신석은 3000kg에 현금으로 약 2만 5,000원 정도 한다.”

아이템은 게임머니 거래 사이트에서 사고판다. 팔 아이템을 게시판에 등록하고 구매자가 연락을 하면 게임에서 아이템을 넘겨주고 거래 사이트에서 현금을 받는다.

아이템 거래는 용돈벌이 이상으로
“수익은 일정치 않아요. 많이 벌 때 한 달에 500만 원까지 만져봤어요. 평소에는 그것까지는 아니지만 보통 월급 정도는 벌어요.”

‘용돈벌이는 되겠지’라고 생각하다가 그의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물론 그만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아이템 사업을 위해 강국 씨는 친구의 투자를 받아 작은 방을 마련했고, PC를 10대 장만했다. 흔히 말하는 ‘작업장’을 운영하는 셈이다.

“아이템을 팔려면 우선 많은 아이템을 갖고 있어야죠. 절대 다른 사람에게 사서 파는 것이 아니거든요. PC마다 자동으로 사냥하는 프로그램을 돌려 게임에 집중하고 있지 않아도 아이템을 얻을 수 있도록 했어요.”

규모도 갖췄고 이 정도면 나름대로 이 바닥에서는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는 현재 사업을 정리하는 중이다.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6개월 만이다. 시장이 사정이 좋지 않아 수익이 줄은 탓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예전에는 자동 사냥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를 걸러내지 못했는데 작년에 안철수연구소랑 자동 사냥 프로그램을 잡는 기술을 계약했다더니 기술을 적용했나 봐요. 자동으로 사냥하던 캐릭터는 아예 접속을 못하게 되었어요.” 

그가 생업의 터전으로 삼던 게임의 개발사인 엔씨소프트가 자동 사냥 프로그램과 해당 프로그램 이용자에게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 아이템 장사가 아예 불가능해진 것이다. 현재 그는 남은 아이템을 헐값으로 팔고 있다. 하지만 이 일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

강국 씨도 이 일이 “전업으로 삼기에는 위험하고 전망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자동 사냥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이 약관 위반이라 위험성이 있지만 앞으로 조건에 충족되는 게임이 있으면 아르바이트로 할 생각”이다. 좋아하는 게임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다면 언제든 사냥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전문 지식맨 카라얀
인터넷이 활성화된 이후부터는 ‘도와줘요 대신맨’이 아니라 지식맨을 찾는다. 지식맨은 웹사이트나 휴대전화로 질문을 올리면 3분 이내에 답변을 달거나 이용자 대신 검색해 정보를 찾아준다. 지식맨은 네이버 지식IN처럼 일반 이용자가 직접 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다만 상용 서비라 답변이 올라오는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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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을 3분 안에 풀어준다
지식맨은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에게 딱 맞는 서비스다. ‘영어 i shit u not 해석은?’ ‘방하나 도배하는데 대강 얼마 들죠?’ ‘인덕원에서 과천 가는 버스 번호?’ 등 이용자가 휴대전화나 웹 사이트를 통해 질문을 올리면 3분 안에 답을 해야 한다. 질문자가 답변으로 인정해야 돈이 쌓이기 때문에 지식맨의 클릭 경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모든 일이 그렇듯 경력 있는 사람에게는 대우가 다르다. 지식맨은 일반 지식맨과 전문 지식맨으로 등급을 나눈다. 카라얀은 2년 전부터 꾸준히 활동해 9개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은 전문 지식맨이다.

“막 가입한 사람은 일반 지식맨으로 분류됩니다. 질문에 답변할 권리는 있지만 검증(답변의 최종 채택) 권리는 없다. 검증 권리는 전문 지식맨에게만 있죠. 일반 지식맨이 답변을 열심히 해서 일정 레벨 이상으로 올라가고 채택률이 90%를 넘으면 전문 지식맨이 될 수 있어요. 검은별을 달아야 질문 답변 수익 60원에 검증 비용 20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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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지식맨으로 인정받았다는 카드 내용. 개인적으로 직접 질문을 받으면 1,000원에서 1,5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푼돈 버는 지식 사이트
전문 지식맨으로 활동하고 있는 카라얀도 하루 수입은 3천 원 정도 고작이다. 요즘은 사람이 많아져서 아는 질문이 눈에 띄어도 재빨리 클릭하지 않으면 답변 기회를 잡기도 힘들다. 이 일을 직업 삼아 하는 사람은 없다. 카라얀의 직업이 하루 종일 PC 앞에 앉아 있는 일이라 자투리 시간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재미로 지식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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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_cotent.gif [지금 용산에선] PC 청소용품 찾는 고객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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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남아도 책을 보거나 딴 짓을 할 수가 없어 PC로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돈보다는 다른 사람의 궁금증을 대신 해결하는 재미로 하는 일이다.

“돈을 벌 생각이라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해요. 용돈을 벌려는 학생도 있지만 저는 그냥 재미삼아 하는 거예요. 가끔 질문에 알맞은 답을 찾다가 새로운 것도 알게 되고 커뮤니티에서 사람들과 친분을 쌓다가 친구를 얻기도 해요. 그러는 중에 푼돈 조금 버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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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사랑 취재부 | 2010-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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