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_ 이끼_8월14일, 구원과 복수 사이 최근 본 영화 리뷰
2010.08.15 23:59 Edit
7월 14일 강우석 감독의 오랫만의 작품이 개봉되었다. '이끼' 동명의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정재영 (천용덕 이장 역), 박해일 (유해국 역), 유준상 (박민욱 검사 역), 유선 (이영지 역), 허준호 (유목형 역), 유해진 (김덕천 역), 김상호 (전석만 역), 김준배 (하성규 역) 배우들의 라인업만 봐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벼르고 벼른 끝에 한 달 만에 영화관을 찾았는데 벌써 막을 내려 가는 것인지 적당한 시간의 상영관을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겨우 구로 CGV에 예매를 했다. 영화는 기대 만큼의 성적을 내 주었다. 이끼는 생각해볼 점도 많았고 내용도 한 순간을 놓치기 힘들 정도로 몰입도 있었다. 오늘 포스트는 영화가 이제 거의 스크린에서 내려올 때가 됐기 때문에 그냥 편하게 느낀 점을 써보고자 한다.
[윤태호 작가의 다음 미디어 웹툰 '이끼' :http://cartoon.media.daum.net/series/list/ikki]
구원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와이프와 계속 이야기 했던 주제는 구원과 복수였다. 유목형은 사람들에게 구원에 대해 이야기 하며 마음속의 진실한 것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악인이라 할지라도) 누구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라며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전한다. 그에 반해 폭력과 압제로 갱생을 통해 '정의'를 세우려 했던 천용덕 역시 구원을 찾는 인물이다. 이 둘이 구원에 이르는 방법을 모색하다 만들어 낸 것이 영화의 무대가 된 마을이다. 그러나 천성은 버릴 수 없는 것인지 천용덕은 그의 추종자들과 함께 예전의 추악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만다. 유목형 역시 이들을 보며 죄책감에 시달리며 하루 하루를 보내다 결국 칼을 들고 만다.

[천용덕과 그 일당들]
구원에 이르는 길을 평생을 찾아가던 '그' 였지만, 실패했다는 자괴감과 악한들을 내버려둔 죄책감에 괴로워하다가 생을 마감하고 만다. 영화에서는 어느 누구도 구원에 이르지 못한다. 모두가 구원을 바라고 원하지만 평생을 노력하며 구원을 찾으려 했던 유목형도, 죄인들을 구원하고자 '정의'를 실천했던 천용덕까지도 '구원'에 이르지는 못한다. 단, 한 명 '영지'만이 가장 구원에 가까웠던 사람이 아니었나 싶지만, 유목형의 칼을 든 모습에 실망하며 '구원'이 아닌 '복수'에 자신의 삶과 주변인까지 참여시키게 된다. 구원은 결국 인간의 힘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복수
복수는 이제 남은 자들의 것이 되었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유선생의 '편'이었던 영지는 복수를 위해 유목형의 아들 유해국을 불러들인다. 아버지가 당신이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라며 그 모든 것을 아무 말 없이 진행해간다. 자신을 구원으로 이끌어 주었던 유선생을 위한 복수였을까? 아니면 자신을 위한 복수 였을까? 또, 아버지의 죽음과 마을 사람들의 태도에 의문을 가진 유해국도 '복수'에 점점 가까워져 간다. 자신의 의지이든 '누군가'의 의지이든 간에. 결국 복수는 완료 되고 유해국과 검사 박민욱, 영지는 진실을 밝혀내었다. 구원은 맘대로 이뤄내지 못했지만 복수는 제 손으로든 누군가의 손으로든 이뤄내고 말았다. 이 영화에서 내가 보았던 가장 잔인한 메세지가 이게 아니었나 싶다. ... 구원은 누구나 원하지만 사람의 손과 노력으로는 결코 이뤄내지 못했지만, 복수는 해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복수가 있기 까지는 구원을 원했던 사람들이 깔아놓은 '악' 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당신은 누구 편이죠?_정작 누구 편인지 모르겠는 '영지']
구원과 복수라는 두가지 주제로 영화를 보는 재미 외에도 정의, 인과응보, 뭐 그런 키워드로 뜯어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그토록 평생을 선하게 살고자 했던 유목형이 '실패'함으로써 인간으로서 구원이라는 넘지 못할 벽을 만났을 때 얼마나 무기력해질 수 있는가, 또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가,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가 였다. 영화 속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또 밖(현실)에서의 사건 사고 들에서 그런 요소들을 적용해볼 수 있다는 것이 재밌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어쩌면 감독은 우리에게 현실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가를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는 좋아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좀 안 좋다. 난 즐거운게 더 좋다. *^^*
[천이장과 유목형, 어느 누구도 행복하진 않았다]
*천이장의 이력은 한국사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서 통쾌한 면이 있다. ㅎㅎㅎ
- [2010/05/25] 영화 '이끼' 제작발표회 (107)
- [2010/05/09] 웹툰 원작 영화 '이끼'의 티저 예고편 (5700,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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