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e Musik

(Mosaicist.net 에 쓴 글을 고대로 붙여와서 어투가 요모양입니다)

한 밴드에 이렇게 꽂혀본 것도 참 오랜만인데..

요즘 제가 빠져 있는 팀은 TOE라는 일본 밴드입니다.


TOE라는 밴드는 쉽게 말해 '포스트락'이라고 하는 장르의 음악을 하는 팀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올해 두 차례의 공연(지산밸리록페스티벌 포함)을 하기도 했죠.


저는 첫번째 공연은 놓치고 음반으로만 듣다가 지산에서 그들의 라이브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지산은 매시브 어택, 펫숍보이즈, 뮤즈 등의 헤드라이너들도 짱짱했고,

다이앤 버치나 코린 베일리 래 등 서브 스테이지의 라인업도 만만치 않았습니다만..


매시브 어택, 펫숍보이즈, 뮤즈.. 이 세 팀의 헤드라이너들은 엄청난 물량 공세로 관객의 혼을 빼놓긴 했습니다만

외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연주만으로 제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팀이 바로 TOE였습니다.


TOE는 사운드에 관해서는 아주 까다로운 팀인데 음향이 맘에 들지 않으면 그냥 공연을 중단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지산에서도 어쿠스틱 기타를 일렉기타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사운드가 잠시 나가는 헤프닝이 있었는데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드러머가 연주를 시작하려 하니까 한 손을 번쩍 들면서 공연을 중단시키더군요.


당황한 엔지니어(지산이 아니라 TOE측 엔지니어였던 것으로 보입니다)가 황급히 뛰어나와

사운드 체크를 분주히 하는데 쉽사리 소리가 다시 나질 않더군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순간 나머지 멤버들이 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러머가 장난스럽게 드럼을 좀 두드리기 시작했는데 다른 기타리스트와 베이시스트 키보디스트가 합류해

간단하게 곡 하나를 연주하기 시작하더군요.

그 와중에 엔지니어는 열라게 장비를 만지작거리고..

이윽고 다시 시타 사운드가 나오기 시작하자 밴드는 잼을 마쳤고 박수가 나왔습니다.


이 장면은 아마 지산에서 가장 멋졌던 장면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지산은 그랬고.. 일단 라이브 영상 하나!!


I Dance Alone이라는 곡입니다.



다소 카랑카랑한 사운드의 기타선율이 서정적이고, 

그에 반해 드럼 스틱은 쉴 새 없이 드럼셋의 곳곳을 넘나드는..

흡사 물 위의 백조와도 같은 곡입니다.

밴드가 한 마리 백조라면 드럼이 물 속의 두 다리겠지요.

현란한 드럼 위로 두 기타가 유유히 떠나니는 듯?


이번엔 Leave Wolrd라는 곡입니다.




지금 보여드리는 라이브는 모두 "RGB DVD"라는 TOE의 DVD 영상에 수록된 것들입니다.

국내에서는 구할 수가 없지만 전 개인적으로 어찌 입수하여 한 번 볼 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위의 Leave World는 DVD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에요.


지산에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TOE는 풀었다 조였다 하는 굴곡이 확실한 팀인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 쥐락펴락 하는 거죠. 서정적으로 라인을 풀어가다가도 돌연 격정에 차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직접 라이브를 보면 진짜 ㅎㄷㄷ;


포스트락이라는 장르가 쉽게 다가갈 만한 장르는 사실 아닙니다.

영미권에는 수많은 포스트락/인스트루멘탈 계열의 밴드들이 있고 또 나름의 매니아층도 있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선 완전히 요원하죠;

비둘기우유.. 정도를 거론할 만 할 듯 하네요.


아무튼 그래서 TOE의 음악도 왠지 쉽사리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막상 음악을 들어보면 또 어딘가에서 배경음악으로 들었을 법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기타 사운드라든가 라인이 나름 서정적이기도 하고 따뜻한 느낌도 들고요.


하지만 역시 그 ㅎㄷㄷ한 포스는 어쩔 수가 없는 듯 합니다.

저랑 같이 지산에서 공연을 봤던 분들도 두 엄지를 치켜드셨어요.


보통 밴드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이러이러하게 곡 작업을 했겠구나.. 하는 감이 대충은 오는데

TOE의 음악은 정말 좀처럼 감을 못잡겠습니다 ㅎㅎ;

(사실 이건 비단 TOE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포스트락 밴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드럼 라인도 웬만한 내공이 아니면 따라가기 힘들 것 같고.. 

기타는 또 그 와중에 잔잔하게 연주를 하기도 하는데 참;

기타 사운드도 멜로디를 연주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정제되지 않은 선율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코드 진행따라 딱딱하게 가는 건 더더욱 아닌 것 같고요.


멤버들 간의 우연한 화학작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이렇게 보면 이들의 음악은 우연의 산물?

내공을 쌓은 자들이 만나면 우연히도 이런 음악이 나오기도 하나 보죠 뭐;


아무튼 마지막 곡은 가사 있는 곡으로 할게요.

저는 이 곡을 처음 들은 뒤로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는 있는데...

도대체 그 '어디'가 어디였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마지막 곡은 Goodbye란 곡이고, 07년 후지록에서의 라이브입니다!





Share
TAG

Leave Comments



T-NA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