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IT투자에 사외이사 부적절 거래혐의 CIO BIZ+

KB금융지주에 대한 강도 높은 금융감독원의 사전검사에서 IT투자와 관련해 사외이사의 부적절한 권한행사가 핵심 이슈로 제기됐다. 금감원은 부적절한 권한행사를 넘어 비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집중 검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높은 IT투자에 대해 사외이사들의 부적절한 권한행사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외이사, 각종 IT투자에 직간접 영향 미쳐=금감원은 최근 KB금융지주를 상대로 진행한 사전검사를 통해 일부 사외이사들이 IT투자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7년 국민은행이 한 소프트웨어(SW) 공급업체와 맺은 유지보수 사업이다. 이 사업규모는 80억원에 이른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이 유지보수 사업자 선정 당시 사외이사로 근무하던 A씨가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업체가 수주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이 사업은 2007년 6월부터 내년 말까지로 3년 이상의 장기 유지보수 사업이다.

금감원이 주시하는 또 하나의 사례는 대규모 프로젝트 시 도입되는 정보시스템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례다. B사외이사는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컨설팅 결과를 무시한 채 시스템 공급업체를 본인과 관련된 회사로 변경하는 데 개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사외이사가 소속된 업체는 해당 시스템을 유통하는 사업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금감원은 지난 주부터 은행을 대상으로, 이번주에는 지주에 대한 사전검사를 통해 경영관련 자료와 이사회 녹취록을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내년 초에 예정된 종합검사 등을 통해 비리 혐의가 드러날 경우 계좌추적원을 발동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종합검사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직접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IT투자 집행 보다 투명한 제도 마련돼야=최근 들어 은행권에서 IT프로젝트를 두고 비리혐의가 종종 들어나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 IT프로젝트를 놓고 비리가 발생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IT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많게는 한 프로젝트에 수천억원이 투자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SW나 하드웨어(HW) 공급 규모가 적지 않다. 또 프로젝트 이후 유지보수 사업 규모도 큰 편이다.

이로 인해 과거 규모가 큰 사업을 놓고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종종 관계자들이 비리를 일삼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일정 액수 이상의 대형 IT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이사회를 거쳐 의사결정을 하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역시 문제를 가중 시키는 것에 불과했다. 이번에 지적된 KB금융지주 사례처럼 이사회의 사외이사 중 관련 IT업체의 대표들이 포함돼 있어 대규모 공급건에 대해서는 자신이 속한 회사가 수주할 수 있도록 유리하게 의사결정을 몰고 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이를 견제하거나 제지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IT부서에서는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도 실행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일부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사외이사들로 인해 IT프로젝트가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부분에 대해 문제점을 여러 번 지적한 IT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KB금융지주의 금감원 감사로 인해 비리를 단절시킬 수 있는 방안이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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