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원고 - G밸리 라디오 원고
2010.07.29 12:52 Edit
얼마 전 라디오 녹음한 원고입니다. 구로 디지털 단지의 변신 G밸리를 다뤄봤습니다.
KBS월드 라디오 '시사충전, 여기는 서울입니다'에서 매주 월요일 IT 꼭지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해외향 방송이라 국내에서는 인터넷으로만 들을 수 있다는.. ^^;
여러분, 혹시 G밸리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미국 실리콘밸리는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혁신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분출하는 국내 벤처 기업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예전에 '구로공단'이라고 불렸던 이 지역이 이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벤처 단지로 변신했는데요, 어떻게 변해 왔고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 요새 G밸리란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는데요, G밸리란 무엇을 말하는지 우선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 네, 요새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구로동, 가산동 등의 지역에 수많은 벤처 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몰려 있는데요, G밸리는 바로 이들 벤처 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인근 지역을 부르는 말입니다. 과거 한국수출산업단지, 즉 구로공단이 있던 지역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지금은 과거 구로공단을 가득 채웠던 굴뚝 공장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IT, 정보통신, 콘텐츠 등 첨단 산업 분야의 벤처 기업들이 대거 몰려 있는 대표적인 벤처 집적 단지로 변모했습니다. 구로 '공단'이란 이름은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곳이 됐고요, 마침 이 지역 지명이 모두 구로, 가산, 가리봉 이렇게 영문으로 치면 G자로 시작하기 때문에 G밸리라 불리게 됐습니다.
= 구로공단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정말 옛날식 공장들이 많이 모여 있던 곳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요즘 근처를 지나다 보면 고층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서고, 정말 몰라보게 변한 것 같아요
- 그렇습니다. 구로공단은 1960년대 후반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공업단지로, 우리나라 수출의 최전선, 우리나라 제조업의 상징이라 할 지역이었습니다. 빽빽한 공장, 높은 굴뚝, 공장 근로자들의 쪽방촌 등의 이미지가 남아있죠. 과거 추석이나 설날 풍경 관련 뉴스에는 전세 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가는 공장 여성 근로자들 얘기가 꼭 나왔던 거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그런데 요새는 그런 굴뚝 공장은 사라지고 높고 말끔한 아파트형 공장들이 대거 들어섰습니다. 아파트형 공장은 공장을 고층으로 높인 빌딩 형태의 건물인데요, 한 건물 안에 업체가 50개에서 200개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하네요. 2000년에 처음 생겨서 지금은 G밸리에 가면 고층 건물들이 길 모서리마다 가득 들어서 있습니다.
과거의 지하철 2호선 구로공단역도 지금은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요, 출근 시간 승하차 인원은 무려 3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사람에 밀려서 역사를 빠져나가야 할 정도입니다.
= 그 정도라면 G밸리에 정말 많은 기업들이 있겠네요?
- 네, 최근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수가 1만개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2000년에 약 700개 안팎의 기업이 있던 것에 비하면 15배 가까이 기업이 늘어난 셈입니다. 이 지역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12만 3600여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4배 늘어났습니다. 제조 공장들이 중국으로 많이 빠져나가면서 구로공단의 고용 인원은 1999년 3만명 이하로 떨어졌는데, 2000년 들어 G밸리로 변모하면서 다시 고용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G밸리 지역에는 대기업이 별로 없고 주로 벤처 기업, 중소기업 중심인데요, 이들 작은 기업들이 이렇게 많은 고용을 창출한 것입니다.
매년 1000개가 넘는 기업들이 G밸리로 옮겨 오거나 G밸리에서 새로 창업했습니다. 또 G밸리 기업들의 연간 총 매출은 약 10조 4000억원, 수출은 2조 3300억원 규모에 이른다고 합니다.
= 기업들이 이렇게 G밸리에 많이 몰리는 이유가 있다면 뭘까요?
- 네, 일단 비용 문제를 들 수 있겠습니다. 과거 벤처 기업들은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한 강남 지역에 많이 모여 있었는데요, 아시다시피 강남은 사무실 임대비며 모든 비용이 비싸지 않습니까? 그런데 G밸리에선 이런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G밸리 부동산 비용도 상당히 올랐습니다만, 얼마 전까지 강남의 사무실 임대료면 G밸리에서 아파트형 공장을 분양받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또 국가산업단지라 취득세 등록세 면제, 지방세 감면 등의 다양한 세제 혜택이 있습니다.
또 앞에서 얘기한 아파트형 공장이 많이 들어선 것도 한 원입니다. 과거 구로공단이 활력을 잃은 후 정부는 여러 규제를 풀어 아파트형 공장이 대거 들어서게 했습니다. 이런 아파트형 공장은 '공장'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깔끔하고 깨끗한 공간이고요, 중소기업도 부담없이 첨단 생산 시설을 갖출 수 있고,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기업같이 별도 생산 시설이 필요 없는 기업들에게도 딱 맞는 공간입니다. 또 아무래도 서울이라 사람 뽑기도 좋고요. G밸리 기업 중 40% 정도는 강남에서 이전한 회사라고 하네요.
= 이렇게 많은 G밸리 기업들 중 대표 기업이라 할 만한 곳이 있다면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
- 소프트웨어, 게임 같은 IT 분야 업체들이 많습니다. 야구 게임 '마구마구'로 유명한 CJ인터넷을 비롯해, 엠게임, 컴투스, 게임빌 같은 게임 기업들이 G밸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사나 정보보호 전문 업체들도 대거 G밸리에 모여 있습니다. 이런 소프트웨어 분야 뿐 아니라 엠텍비젼 같은 반도체 기업, '뽀로로'를 만든 애니메이션 제작사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 기반 회사들이 G밸리에서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비슷한 분야의 기업들이 많이 모여 있고, 기업 분위기도 젊고 하다 보니 기업 간, 직원 간 네트워크도 활발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아직 영세한 업체들이 많고 교통이나 문화 시설 등 주변 여건이 성장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 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G밸리는 창의력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신세대 벤처 기업들이 몰려 들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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