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내공
인터넷을 얼마나 했을까? 군대가기전에는 PC통신이었는데 갔다 와보니 인터넷이 생겼다. 메일도 주고받고 리포트자료도 인터넷에서 찾고 그게 아마 97-98년도 였던것 같다. 내가 인터넷을 한지도 어언 13년정도 되니 참 많은 세월이 흘렀다. 예전에는 자료찾고 기사보고 그정도 였는데 요새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입해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팬사이트도 가입해 소위 팬덤문화라 불리는 것에 동참도 하고 있다. 블로그도 개설해 내 삶의 흔적도 남기고 말이다.
인터넷을 다각도로 이용하다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아무 생각없이 내뱉는 정제되지 않은 언어들이다. 소위 안티문화라고 한다. 1급 키워들이 내뱉는 비판의 목소리는 귀기울여 들어볼만 하지만 3급 키워들이 내던지는 무차별적 언어폭력들은 보는이로 하여금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이는 생각을 정리할 여유가 없기에 벌어지는 당연한 현상이겠지만 속도감을 조금만 늦춘다면 많은 사람들이 쾌적한 인터넷을 하지 않을까 한다. 안단테로 가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원래 있었던 모데라토로 가자는 이야기이다.
속도감이란 무엇일까? 내가 느낀 속도감이란 하나의 주제를 갖고 댓글하나 작성해 'Write'버튼을 누르고 보니 벌써 수십개의 댓글이 달린 경우를 말한다. 토론이 1:1로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하다보니 일일히 대응하기도 힘들고 또 원래 생각했던 것으로부터 엇나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러다보니 감정도 욱해지고 상대방의 비난성 댓글을 보면 생각의 속도보다 타자의 속도가 안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지라 글에대한 책임감 또한 많이 사라진다. 그저 일회성, 소모성 글로 서버의 트래픽이나 높이는 글이 되어버리곤 하니 말이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나 또한 감정의 동물인지라 격해진 감정을 짖누르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디시인사이드는 수많은 갤러리들이 존재한다. 자신의 관심사와 같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 꾸러미를 푸는 수많은 갤러리 중에 성역이라 불리우는 식물갤러리란 곳이 있다. 위의 짤방은 식물갤러리의 위용을 보여주는 것인데 참 많은걸 생각하게 해 준다. 뭐랄까 레몬타임님의 댓글 한줄이 마치 모든것을 정화하는 것처럼 다가온다고 할까? 사실 나라면 저런글에 욕설의 댓글을 달았겠지만 식물갤러들은 참 마음도 넓다. 그래서 식물갤러리를 성역이라 부르나 보다. 식갤가서 글 몇개만 보면 불순한 마음을 갖고 있던 나또한 정화되는 느낌을 받곤 한다. 그동안 내가 잊고 있었던것, 삶의 빠른 속도속에 내던져진 내 초라한 모습들이 식갤의 위용앞에 무릎을 꾼다. 단지 숫자에 불과한 인터넷 13년의 세월이 그저 허송세월이었다는걸 위의 한문장으로 설파되니 뭐라 할말이 없다.
요즘들어 악플들에 신경쓰는 분들이 많이 늘었더라구요~ 왜 저보다 더 그런거에 스트레스 받구그래요!!ㅋㅋㅋ내가그렇게 좋은가 ㅎㅎㅎㅎ 우리 악플은 신경쓰지맙시다!! 싸우지도 말아요!! 제가 더 잘할게요~안좋은 소리 안나오도록!! 항상조심조심!!그니까 여러분도 더 넓은 마음으로!!그 밑에다가 또 욕 댓글 달고 그러면..진짜속상해요~ 그냥 제가 다~ 조심하고 더잘하지 못해서 그런거니까 앞으로 더 조심하면 다 괜찮아질거에요 우리 착한유애나 그런거에 또 발끈해서 맘쓰고 그러지 맙시다~알았죠!!! 저도 안볼려구 해도~ 제얘기다보니 하나하나 다읽게 되구 그러다보면 상처되는것도 있고 화나는 것도 있구~ 여러분이랑 비슷한 ...아니 훨씬 더 신경쓰이겠죠~ㅋㅋ 되게 사기도 뚝 떨어지고 답답하구 상처받아요~여러분은 제발 타가수분들, 연예인분들한테 악플달구 그러지마세요~알았죠? 다 누군가한테는 너무 소중한 사람이잖아요~얼굴도 안보이는 곳에서 욕하구 인신공격하고 그런거.. 되게 비겁하고 나쁜거잖아요!아무튼! 저도 여러분 속안썩이게 더 잘할테니 여러분도!!^^알죠?
다음 아이유 팬카페 '유애나'에 올라온 아이유양이 쓴 글 中 일부 발췌
나이먹고 아이유양 팬질을 하는데 주변에서는 철없다고 한다. 술자리 가십거리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지만 내나이 또래에서 팬덤문화에 동참하고 같이 이야기 나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위의 인용글은 아이유양이 팬카페에 올린 글인데 많은걸 느끼게 해준다. 93년생 어린 소녀의 생각하는 크기가 어찌보면 나이많은 아저씨인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그동안 연아선수 팬질하며 연아까는 댓글에 욕설도 많이 하고 비난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 겠다. 아이유양의 말처럼 그들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니까 말이다. 인생을 살며 많은걸 배우고 느끼지만 식갤과 아이유양의 글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경험과 책, 기타등등 여러가지에서 배우지만 팬덤속에서 찾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 삶의 방향을 좋은쪽으로 이끌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그런데 아직은 내 인격이 덜 성숙했는지 가끔씩 욱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제는 조금씩 고쳐나가야 겠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에 항상 글에 책임감을 불어 넣어야 할것 같다. 인터넷에 쓰는 글들은 그 사람의 인격을 투영시키기에 이제는 정말로 조심조심해 Write버튼의 무게를 느껴봐야 겠다.
인터넷을 하면서 삶의 지혜를 배우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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