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 주전산기 교체사업 유찰 업계 반발 뉴스


기술평가 뒤 제안서 형식 문제 삼아 유찰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 일파만파

저축은행중앙회가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앞서 추진 중인 주전산기 교체 사업에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고성능 제품으로 서버 하드웨어를 교체하는 이 사업에는 무려 9개사가 참여했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업자 선정 없이 유찰됐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5월 30일 주전산기교체 사업의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마감한 결과 모두 9개의 업체가 사업에 참여했으며, 6월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유찰시켰다.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제시한 제안서 요건에 부합되지 않고 가격이 적절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유찰 사유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저축은행중앙회측에서 제시한 유찰 이유들이 명확치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많은 업체들의 참여를 권유하며 서둘러 진행했음에도 유찰한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중앙회는 빠른 시간 내에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입찰 공고를 낸 뒤 일주일 만에 제안서 제출을 마감했으며, 관련 업체들의 사업 참여를 적극 권장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중앙회의 사업 설명회에만 60여 업체가 등록을 했고 200여명이 참여했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이번 사업은 저축은행 65개가 공동 사용하고 있는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의 서버 하드웨어를 모두 교체하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허브 시스템을 공급한다는 의미와 남다른 파급효과에 업계의 큰 관심을 받아 왔다. 또한 저축은행중앙회는 하드웨어 시스템 교체에 이어 내년에 IFIS시스템 전면 재구축에 나설 계획이어서 참여사들로서는 향후 추진될 프로젝트와 연계될 가능성도 기대할 만했다.

◇사업 유찰 배경에 무성한 의문=저축은행중앙회는 제안요청서(RFP)를 통해 이번 사업에 일괄공급(턴키) 계약과 부분계약 등 업체가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제안서를 낼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코스콤, 대신정보통신, 쌍용정보통신, 오토에버시스템즈 등 4개사는 턴키 계약을, 나머지 5개사는 부분계약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중앙회는 제안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9개사에 사업 유찰을 일괄 통보했고 다시 사업자 선정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제안 참여 업체들은 유찰 사유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유는 제안요건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부분이 기술제안서에 회사명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제안서 표지에는 회사명을 기입했으나 본문에는 넣지 않았다. 하지만 저축은행중앙회에서는 표지에 기입한 것도 제안 형식에 어긋난 것이라며 이를 이유로 유찰시켰다.

저축은행중앙회측 관계자는 “설명회 당시 기술제안서에 회사명이나 로고 등을 언급하지 말라고 강조했는데도 많은 업체들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제안서 형식 요건이 부합되지 않아 이번 사업을 유찰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사업에 참여한 A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제안서 표지에 회사명을 적게 돼 있고, 거의 모든 업체들이 그렇게 했다면 동일 조건에서 치르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것 때문에 유츨시킨다는 것은 억지”라고 주장했다. “빈번한 철야 근무를 해가며 제안서 작성 작업을 했는데 제안서 형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유찰시킨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참여사들 역시 제안서 형식이 맞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 애당초 기술평가 대상에서도 제외시켰어야 했다는 반응이다. 기술 평가를 다 마치고 난 뒤 제안서 형식을 문제 삼은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의문을 더 증폭시키는 것은 신속한 사업 전개를 위해 사업자 선정을 서두르더니 사업자 선정 작업을 유찰시키고 난 뒤 한 달이 지나도록 재공고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 제기=한 참여사의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측이 원하는 특정업체의 평가가 1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평가 결과를 무시하고 유찰시킨 것이 아니냐”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중앙회가 원하는 주 사업자 후보는 코스콤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저축은행중앙회는 6년째 코스콤에 재해복구서비스와 네트워크전송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기술평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업체 측은 “입찰공고문에 따르면 기술협상 1순위 업체와 가격협상을 한다고 기재돼 있지만 저축은행중앙회는 그 어떤 업체와도 기술협상을 하지 않았다”며 “관행적으로 이해되지 않고 특정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유찰시킨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중앙회 측은 “당초 제안서 요건에 부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순위 선정 자체가 의미 없다”며 일축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 불미스러운 일은 전혀 없으며 빠르면 8월초 재공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프로젝트인 만큼 특정업체 선정을 위해 여러 업체들을 들러리 세운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토로하며 “사업 유찰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고 기간을 끌었던 것이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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