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게임 라디오 원고
2009.12.21 15:09 Edit
오늘 라디오 녹음한 원고. 주제는 '기능성 게임'입니다.
KBS월드 라디오의 '시사 충전 여기는 서울입니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매주 월요일 'IT 한국' 꼭지에 출연하고 있다지요 ^^;
해외향 방송이라 국내에선 인터넷으로만 들을 수 있답니다.. ^^;
일본 반다이남코는 아케이드 게임 '북의 달인'을 노인용으로 개량해 요양원 등에 설치, 노인들이 즐기며 운동 능력 등을 향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요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게임은 이제 디지털 시대의 국민 여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이 게임을 많이 좋아하는데요, 자녀들이 공부는 안 하고 게임만 한다고 걱정하는 부모님들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이나 훈련, 건강 등 다른 목적을 위해서 쓰일 수 있는 게임이 있다고 합니다. 이른바 ‘기능성 게임’이라고 하는 것인데요, 요새 어린이 공부나 직장인들 직무 교육, 건강/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 게임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한번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죠.
= 게임 하면서 공부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기능성 게임이란 어떤 게임을 말하는 것인지 좀 말씀해 주시죠.
- 네, 기능성 게임이란 한마디로 재미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게임 하면 너무 재미있지 않습니까? 조금만 해야지 하고 시작했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졌던 경험 다들 한번 씩은 있으실 텐데요, 기능성게임은 바로 게임의 이런 ‘재미’ ‘몰입’ 요소를 활용해 지루한 공부나 운동도 재미있게,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해 보자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또 사회적으로 알리고 싶은 어떤 이슈가 있을 때 관련된 내용으로 게임을 만들면, 사람들이 플레이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도 있겠죠.
정리하자면, 학습이나 교육, 운동,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 모으기 등의 좋은 목적과 의도를 갖고 있고, 게임을 통해 이런 의도가 잘 구현되는 경우에 기능성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요새 들어 부쩍 기능성 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 그렇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게임 세대’라 불릴 만큼 게임을 좋아하고 또 많이 하지 않습니까? 어릴 때부터 게임에 익숙하니까 공부나 훈련, 운동도 게임 방식으로 하면 보다 자연스럽게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꼭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뿐 아니라 교육이나 의료, 비즈니스 분야 등을 중심으로 게임을 자신들의 분야에서 잘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는 사례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게임이 탄생한지 30년 이상 시간이 흐르고 게임 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늘면서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봐야겠죠. 예전처럼 게임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재미와 학습, 피드백 등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대표적인 기능성 게임의 예를 들자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현재 기능성 게임은 주로 사회적 이슈를 널리 알리는 교육적 내용을 담은 게임들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세계식량기구(WFP)는 ‘푸드 포스’라는 게임을 만들었는데요,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세계식량기구의 직원이 되어 식량 위기를 맞은 어떤 가난한 국가에 식량을 배급해야 합니다.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빈국의 식량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죠. 또 'Darfur is Dying'이란 게임도 유명한데요, 플레이어는 내전에 휩싸인 수단 다르푸 지역의 어린 소녀가 되어 반군을 피해 도망 다니고 난민 캠프에서 살아 나가야 합니다. 난민 어린의 입장에서 게임을 해 보면, 그 어떤 뉴스를 본 것보다 생생하게 현장의 참상을 느낄 수 있겠죠.
미국 육군은 실제 신병 훈련과 전투 등을 소재로 한 ‘America's Army'라는 게임을 만들었는데요, 이 게임은 2002년 처음 나온 후 계속 속편이 나오고 900만건이나 다운로드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실제로 신병 모병에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생생한 3차원 화면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응급 처치법이나 수술법 등을 배우는 의학용 게임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오락실 게임기를 노인들이 하기 적합하게 고쳐서 노인 요양소 등에 설치해 어르신들의 운동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또 닌텐도 위 같은 게임기는 온 몸을 움직이며 게임하는 인터페이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런 게임들도 운동을 도와주는 기능성 게임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 우리나라에서도 기능성 게임이 많이 개발되었나요?
우리나라에서는 학교의 왕따 문제와 친구 관계 등을 소재로 한 ‘스타스톤’이나 화재 예방 관련 내용을 담은 ‘리틀 소방관’ 등의 기능성 게임이 있었습니다. 또 정신지체 아동을 위한 수학 학습 게임도 나왔습니다.
최근엔 한자를 배울 수 있는 ‘한자마루’라는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게임 속에서 몬스터를 잡으면 한자가 크게 튀어 나오면서 음과 뜻을 소리로 들려줍니다. 아이들이 게임한 시간, 게임 하면서 배운 내용 등을 부모들에게 e메일로 알려주기도 한답니다. ‘리니지’라는 게임을 만든 엔씨소프트도 요새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끈 한자 공부 만화 ‘마법천자문’을 원작으로 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한게임 서비스로 잘 알려진 NHN과 문화관광부, UN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는 공동으로 지구온난화와 기후 변화 관련 내용을 담은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열린 UN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이 게임을 소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고 합니다.
시중 은행들 중에는 은행의 전산 시스템을 새로 바꾸면서, 이 시스템을 교육하기 위한 게임을 개발해서 직원 교육에 활용한 곳도 있습니다. 예전 동영상 강의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는 평입니다.
= 좋은 내용의 게임들이 참 많은데요, 앞으로 더욱 다양한 기능성 게임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네,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니까 조만간 더욱 다채롭고 효과적인 기능성 게임들을 볼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예를 들어 국내 의학계에선 노인들의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게임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게임에 몰입하는 원리를 밝혀내면, 어린이가 공부할 때 집중력을 높여주는 게임도 만들 수 있겠죠.
최근 국내 기업 한 곳이 재밌는 러닝머신을 만들었는데요, 머리 부분에는 원통형 스크린을 설치해 보스턴 마라톤 코스 같은 유명 달리기 코스를 보여 주고요, 다른 러닝머신과 네트워크로 연결해 같은 코스를 선택해 달리는 사람들이 화면 속에 아바타로 나옵니다. 이들과 경쟁도 할 수 있고요. 운동과 게임, 가상현실 기술을 결합한 사례라 하겠습니다.
= 기능성 게임이 산업적으로도 의미가 있을까요?
- 기능성게임은 게임뿐 아니라 교육, 의료, 건강, 금융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터넷이 모든 면에서 우리 삶을 변화시켰듯 앞으로 게임도 여러 분야와 접목돼 일상과 직장에서 하는 일을 보다 재밌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경우 기능성 게임 시장이 약 23억달러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되고요, 우리나라도 2012년까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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