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다녀오다. 기본 카테고리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한판승이 있던 날
새벽에 축구를 보고 새우잠을 자고 일어나, 통영으로 향했다.
잠을 많이 자지 못했지만, 축구 결과가 나쁘지 않았기에 몸도 다행이 가벼웠다.


왜 갑자기 '통영'을 간 것일까?
사실 '김해'를 가려고 떠난 여행이었는데,
가는 길에 통영이 있었고 한번 쯤은 가보고 싶기도 했다.

내가 '통영'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바로 '박경리'선생의 고향이라는 점이다.
문학을 전공한 내가 모든 작가들의 고향을 알지는 못하지만,
대선배시기도 하고,  '토지'라는 대작을 완성시킨 그분의 삶에 다가가 보고 싶었다.
 
그리고 두번째로 떠올린 것이 '김약국의 딸들'에서 나온 구절처럼
'조선의 나폴리' 혹은 '동양의 나폴리'라는 항구와 그 푸른 바닷빛을 보고 싶었다.

세번째는 매년 국제적인 규모의 트라이애슬론 대회가 열린다고 알고 있다.
평소 로드바이크에 관심이 많고 자주 타기도 하기 때문에, 몇번 대회를 TV로 본적이 있다.
TV로 본 코스들이 상당히 맘에 들었고, 꽤 인상적이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쪽빛 바다를 보고 육안으로 보고나서 통영에 왔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금방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욕망을 잠시 자제하고 한눈에 이 광경을 보고 싶어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멋진 경관에 흠뻑 취해 잠시 잊고 있었는데,
중간에 단수 한다는 공고문을 보니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걸 깨달았고,
현실세계로 돌아와 날짜를 짚어보니 오늘은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했다.

케이블카를 처음 탔기에 편도로 표를 샀는데,
막상 올라가보니 그냥 산이었다.
나는 케이블카가 다른 지역으로 이어졌는 줄 알고 버스로 되돌아 오려고 했는데,
왜 중간에 매표소 직원이 걱정했는지 이해가 갔다.
한산했기에 나 혼자 한 룸을 차지 했는데 고층 아파트에 사는 나도 약간은 무서웠다 ^^;

케이블카에서 내려 조금 올라가니 전망대에서 통영시내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순신 장군이 계셨던 한산도의 모습과  박경리 선생의 묘소도 아주 작게 눈에 띄었고, 
멋진 바다와 섬들,
그리고 통영의 주력 산업 조선소들(주력 맞나??)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이질적이고 형용하기 힘든 느낌을 받았다.
(사진의 정지용시인의 글처럼 표현하기 쉽지 않다.)

내가 간날은 덥긴 했지만  아주 맑은 날씨는 아니라서
대마도라든지 먼곳의 섬들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통영의 쪽빛 바다는 역시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전망대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검색해 몇군데 갈곳을 정했다.
동피랑(동파랑 인줄 알고, 검색했는데 뜨긴 뜨더라...), 중앙시장, 남망산조각공원등 대충 위치리를 파악했고,
마지막으로 박경리 기념관 위치를 기억핻두고 그곳으로 향했다.
우선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다시 케이블카를 탔다.

남서쪽으로 쭉 돌아 차를 몰고 가는데, 걸어가는 여행자도 보였다.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깝기도해서 태워줄까도 했지만 너무 오지랖이 넓은거 같아 잠깐 고민하다 말았다.
박경리 기념관은 상당히 섬 안쪽에 있었다.
만약 케이블카에서 이곳까지 온다면 걷기에는 조금 멀고 버스가 근처 정류장에 다니니 그걸 이용하면 좋을듯 싶다.
관람객은 나를 포함해 3명이었고, 관리인 한명은 무협책을 읽고 있는게 조금 특이했다 ^^;
(항상 박경리 선생 책을 읽으란 법은 없지...)
육필원고를 비롯해 작품들과 여러가지 인상적인 가르침도 많았는데,
역시 기본에 충실한 작가 답게
문학에 대해서, 작가에 대해서, 글에 대해서 촌철살인의 글귀들이 인상적이었다.
직접 가보시라는 의미에서 따로 적지 않겠다.

박경리 기념관에서 십여분 올라가면 다양한 꽃들이 심어진 공원과 함께 묘소가 있는데,
화려한 꽃들과는 대조적으로 묘소는 아주 소박했다.

왠지 작가답게 묘지의 화려함이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라는 듯한 고집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사실 나라도 그럴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선생은 이것도 맘에 들어하지 않을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지 묘지는 중요한게 아니지 않는가..
그래도 선생을 생전에 뵙지 못한 아쉬움에 조문을 하고 자리를 뜨려다 묘지 밑에 정자에서 잠깐 쉬었다.
시원하고 풍경도 좋은게 풍류가 따로 없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바닷가도 구경하면서 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길들이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사용된 도로 같기도 하다.
중간에 해수욕장 팻말이 보여 잠깐 들르기도 했는데,
막상 해수욕장은 너무 작았다.
하지만 자전거 도로는 잘 장비되어 보였는데, 접이식 자전거라도 가져왔으면 좋았을 것을 못가져온게 안타까웠다.

해저터널이라는 표지판을 몇번 봐서 그런지 그게 뭘까 상당히 궁금해 다음 목적지를 거기로 잡았다.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한 해저터널을 떠올리며 과연 그런 걸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최신식으로 수족관의 유리 터널처럼 물고기 지나가는 걸 볼 수 있게 되는 걸 아닌지 상상해보기도 했지만,
해안가에 주차를 하고 헤매다가 겨우 발견한 곳은 그런 곳이 아니었다.


일제 시대 만들어진 상당히 유서 깊은 터널로 그당시의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 결정체겠지만,
지금은 자전거와 도보로 상당히 유용한 터널이었다.
일단 터널이 해저라서 그런지 상당히 시원했고 굉장히 소리가 울렸다.
이런 걸 보면 통영은 상당히 오래된 역사가 공존하는 도시라는게 느껴졌다.
항상 새롭게 형성된 도시쪽에서만 살았던 나는 이런 역사들이 꽤나 부럽다.
특히 다음 방문 했던 동피랑 마을에서도 또한 이런 특징들이 더욱 잘 나타났다.
오랜 역사속에 형성된 골목, 골목들과 집들이 인상적이었고,
거기에 여러 작가들의 다양하고 상큼한 벽화들은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었다.
겨우 십여년 정도가 갔지난 아파트 촌 우리 동네라면 이런 다양성을 표현하기 힘들 것 같다.

동피랑 마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내 상황때문에 남망산공원을 구경하고 통영 여행을 중지했다.
그리고 그렇게 볼곳이 많은 곳이라면 꼭 오늘만 날이 아니고 다음에 또 오고 싶은 마음에 아껴두고 싶기도 했다.

여행 중지의 이유는 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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