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핀 계절 잡문
2010.04.21 00:53 Edit

출처 : http://me2day.net/englishman/2010/04/21#00:26:02
초속 5미터. 아니, 센티미터였나. 일본의 어떤 애니메이션 제목이기도 한 이 수치는 꽃잎이 떨어지는 속도라고 한다. 이제는 익숙해질 만한데도 아직 시끄럽기만 한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가 건물의 쇠 철봉을 울리는 순간, 벚꽃이 땅으로 떨어졌다.
가만 보면 벚꽃이 떨어지는 게 꼭 비행기 탓은 아니다. 목련의 꽃과 벚꽃은 크기나 향 등 차이가 크지만, 참 쉽게 떨어진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살살 언덕을 타는 바람에도 쉽게 흩날려 바닥을 덮는 벚꽃. 예전에 나는 꽃 장판을 바라보며 백일장에 글을 냈었다.
아픈 기억이다. 유난히 규모가 컸던 남고는 그 크기 만큼의 벚꽃을 품었었고 또 그 벚꽃은 그 큰 교정을 자신의 꽃잎으로 가득 채웠었다. 나는 검은 기자 수첩에 벚꽃이 아름답다며 시―아직은 시를 쓰던 시절이었다―를 짓고, 백일장 종이 위 산문이란 글씨에 동그라미를 그리고는 벚꽃을 노래한 시를 짓게 된 과정을 당시에 쓴 시를 인용해가며 써냈었다. 결과는, 산문임을 말해놓고 운문을 섞어냈으므로, 그래서 글자 수가 부족하고 내용이 없으므로, 그렇기에 네가 담임 추첨으로 본선에 나갔다 할지라도….
예전 학교에서의 아픈 추억에 대해 얘기하자면 악몽이나 가위에 비유해도 될 만큼 끝이 없다만, 어쩌면 그 많은 일 중 기억이 제일의 고통일는지 모르겠다. 창작의 과정은 멋이 없다. 정해놓은 선을 벗어나면 너는 낙오자로 분류된다. 이러한 아픔이 내게 있었고, 그런 식으로 어느 정도 현실이란 것을 배웠던 것이다.
사는 곳을 바꿨더니 많은 상황이 바뀌었다. 비둘기의 얼굴도, 나와 가족 모두를 짓누르던 거대한 산봉우리도, 거리를 지배하던 전봇대와 강아지들도, 심지어 지저귀는 새소리까지. 이제는 모두 다 바뀌어 시간이 지난 이야기는 추억과 고향이라는 이름으로 멀리 물러났다.
그리고 새로운 교정 안에 벚나무가 꽃을 피웠다. 이 벚꽃도 다를 줄 알았는데. 그래서, 내 유년시절의 기억은 완전히 지나간 일로 남아 가끔 눈을 감고 떠올리며 괜히 입맛을 다시는 추억이 될 줄 알았는데.
다른 이들이 이십 대의 문턱이 들어설 때 나는 아직도 십 대일 거라며 좋아하던 이 시절 중 하루, 그 중 짧은 몇 분을 나는 이렇게 보냈다.
참 우스운 게, 공부(대입공부입니다)하는 데는 감성이 방해가 되더군요.
그래서 바깥바람도 될 수 있으면 피하고는 했죠.
그렇다고 제가 벚꽃이라는 소재까지 무시할 수는 없더군요.
사진은 기연 형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나중에 출판 기회가 생긴다면, 그래서 사진이 필요해진다면 꼭 부탁하고 싶은 형님이시죠.
저는 뭐, 잘 지내고 있답니다.
새로운 친분도 쌓고, 학업도 정진하고, 그리고, 그리고.
잘 지낸다는 게 꼭 행복하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당히 우울하고 적당히 즐거운, 정말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거 같아서
기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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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도트님 ㅋㅋ 오랜만입니다 ^^
잘 지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