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좀 무겁더라 기본 카테고리

어제 회사에 아이패드가 들어왔더군요. 

일요일이자만 회사에 나가서 노닥거린 덕분에 아이패드를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몇분간 만져 본 인상을 말씀드리자면 a) 큰 아이폰 맞다 b) 혹할 만한 물건이다 c) 좀 무겁다 정도 되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 '무겁다'라는 점이 좀 걸립니다. (0.68kg 정도라고 하네요) 덱을 놓고 책상이나 카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본다면 문제 없겠습니다만, 제가 제일 잘 아는 사람 - 바로 저 - 의 행태를 봤을 때엔 아이패드의 효용이 좀 의심스러운 데가 있습니다. 

저는 아이팟터치를 쓰는데요, 아이팟터치를 쓰는 시간은 출퇴근 길을 제외하곤 대부분 잠들기 전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때입니다. 아이들은 잠 들고, 아내도 잠들거나 딴 일하고 저 혼자 잠자리에 들 때의 약간의 다운타임에 주로 아이팟터치를 집어 들죠. 집에 있는 무선공유기로 인터넷 접속하고요.

이럴 때엔 대부분 네이버 웹툰을 보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봅니다. (물론 요새는 제 아이팟터치가 '비주얼드 블리츠' 전용 게임기로 변했습니다만...) 미디어 소비 기기라는 아이팟의 성격에서 벗어나지 않는 행태입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그 시간대에 아이팟터치로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의 해외 정보성 블로그나 사이트들을 찬찬히 살펴 보는 것입니다. 해외의 충실한 블로그들을 계속 follow up 하고 있지만, 업무 시간 중에 그 내용들을 다 챙겨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favorite 표시만 잔뜩 되어 있고 실제로는 읽지 않는 글들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팟터치의 작은 화면으로 글자 많은 블로그들을 읽기는 너무 힘듭니다. 이런 저에게 인터넷 접속이 되는 10인치 화면의 미디어 기기란 복음에 가깝습니다. 아이패드가 e북 리더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저로선 아이패드가 '쓸만한 e북 리더'라는 점과 함께 '인터넷에 웹 형태로 쌓여 있는 지식 정보를 취하기에도 적합한 형태'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잡스 형님처럼 이렇게 우아하게 앉아서 즐기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아이패드의 (적어도 저에게는) 문제점이 나타납니다. 크기를 보나, 무게를 보나 아이패드를 든 채로 뒹굴뒹굴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침대 머리맡에 기대 앉아서 보는 것이 가장 나으려나요? 

물론 책은 항상 책상에 앉아 정자세로 읽으시는, 생활 습관 잘 들어계신 분들에겐 책상에 아이패드를 놓고 보는 것이 별 문제 아닐 수 있겠습니다. 또 책도 무겁습니다. 조금 두꺼운 하드케이스 책은 더 무겁겠지요. 그렇다 해도 '그러니 아이패드에도 별 불편함을 못 느낄 것이다'라는 생각에는 별로 동의가 안 됩니다. 
킨들과 같은 e북 리더라면 좀 더 진지한 자세로 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킨들과 같은 전용 e북 리더를 접할 때 우리는 어쨌든 '책을 읽는다'고 느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정확히는 e북 리더가 아니라고 봅니다. 아이패드는 지금까지의 모든 아이팟, 아이폰 제품군과 마찬가지로 '미디어 소비 기기'입니다. 거실에 있는 TV나 책상 위에 있는 PC, 가방 속에 있는 랩탑PC와는 달리 늘 곁에 두고 쓰는 미디어 기기죠. 그 중 아이패드는 책 형태의 미디어도 소화하기에 적합한 제품인 것입니다. 따라서 언제나 곁에 두고 쓰기에 불편하다면 아이패드는 포지셔닝과 기능에 뭔가 괴리가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뭐라 타게팅하기 참 애매한 제품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아이패드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거나 비즈니스를 구상할 때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서 대체 어따 쓸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요. (애플 제품은 들었을 때의 '간지' 자체가 구매 목적이라면 물론 패스~) 

ps. 이것저것 따질 거 없이, 그냥 교육 시장 뚫어서 교실 책상마다 하나씩 놓고 쓰게 되면 이런 모든 문제 그냥 한방에 날아가는 것이긴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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