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제 20100308호 일기

2010년 3월 8일, 월요일, 날씨는··· 대략 흐림

원래 적어도 3월 2일부턴 썼어야 하는데 자꾸 잊어서 이제야 쓰게 된다. 뭐, 오늘도 의미 없는 날은 아니니까.

중학교 수업이 생각보다 빡세진 않았는데 선생님들이 좀 초딩 때보다 불친절해졌다고 해야 되나? 뭐 어쨌든 초딩 때랑은 다르다.

그래도 그렇게 드라마처럼 확 변하진 않고 적응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근데 문제는 내가 영재 심화반(이하 '심화반')인지 뭔지 하는 데에 들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일단 심화반이 어떤 거냐면 범생이(라고 쓰고 재숫대가리라고 읽는)놈들 모아서 따로 보충학습을 받게 하는 건데

이게 오후 6시도 아니고 오후 9시에 끝난다는 게 문제다. 아니 무슨 내가 고딩도 아니고 맨날 해지고 캄캄해졌을 때 집에 가야 한단 거지.

내가 이걸 하는 것을 내키지 않아 하는 게 당연지사고 그렇게 엄마한테 말했지만 엄마는 학원 안 보낼 기회라며 거부, 반드시 가란다.

그럼 내가 뭐 별 수 있나, 해야지. 본래 나란 놈은 엄마한테 사소한 거짓말 따위 할 수 있어도 무대뽀 배짱으로 개기는 건 도저히 안 되기 때문에

차라리 이실직고하고 돌아오는 잔소리를 흘려버리는 방법을 쓰는지라 어쨌든 결과적으로 엄마 말을 따르게 되었고 심화반에 가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이 그 첫 날, 근데 첫 날부터 탈이 나네 이건,

분명 종례를 해야 하는 시간임에도 선생님이 안 들어온다. 선생님이 들어와서 종례를 마쳐야 내가 심화반에 갈 수 있는데 말이다.

근데 같이 심화반에 들어가게 된 영대 자식(6학년 때 같은 반이었음, 솔직히 이 자식이 심화반에 뽑힐 줄 몰랐다.)이 문밖에서 자꾸 오라고 하네,

야 임마, 나보고 어쩌라고, 지금도 똥줄타 죽겠는데 더 건드려서 어쩌겠단 말이냐.

하는 수 없이 시간이 다 되니까 그 자식이 그냥 가방 메고 오라고 하길래 결국 그냥 갔다.

심화반 교실은 4층 음악실, 근데 음악실 팻말이 안 붙어 있다. 이건 사소한 거니 이쯤 그만 하고,

들어가자 출석 부르고 수업에 들어가는데 그래도 아는 놈이 둘 있다.

일단 심심하진 않겠고 남은 문제는 수업이 어떤 분위기인가 하는 것, 하루 두 과목이고 오늘 과목은 국어와 영어.

국어 선생님은 우리 반에 들어오시는 선생님이고 영어 선생님은 못 보던 여선생님, 알고 보니 남녀합반인 4반하고 나머지 여학생반은 여선생님이 많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수업은 괜찮았고 시간은 의와로 빨리 갔다. 그리고 어느덧 오후 5시, 이 시간은 수많은 민간 학생들이 보충수업을 끝내고 하교하는 시간.

창문 밖으로 하교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부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저녁 식사, 학교에서 저녁밥을 먹는 것은 처음이다. 당연한 일. 지금껏 학교에 늦게까지 있었던 일이 없기 때문이다.

밥은 역시 먹을 만하고 평범하다. 그리고 또 한시간 수업,  그리고 1시간 10분의 자습, 이 자습 시간이 제일 두려웠다.

자습 시간에 제대로 할 게 없어 시간이 죽어라고 느리게 가고 또 마지막 시간이라 하교시간까지 시계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시간만 잴 게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엔 첫 시간이라 여러 전달 사항이 있었고 주간 계획표 검사로 시간이 갔기 때문에 자습 시간이 빨리 갔지만 매일 이러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심화반의 인상은 '할 만 하다.' 라는 것. 뭐 어떻게 하나. 이왕 이렇게 된 거 나가기라도 해야지 땡땡이를 깔 만큼 강심장은 아니니까.


보충 학습이 토요일엔 없다. 그러니까 토요일은 엄청, 심지어 초딩들보다 일찍 끝난다는 것, 매일같이 토요일을 기다리게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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