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원고 - 앱스토어 라디오 원고
2010.02.23 15:04 Edit
어제 라디오 녹음한 원고. 주제는 '개인 개발자에게 기회를 주는 앱스토어'입니다.
KBS월드 라디오의 '시사 충전 여기는 서울입니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매주 월요일 'IT 한국' 꼭지에 출연하고 있다지요 ^^;
해외향 방송이라 국내에선 인터넷으로만 들을 수 있답니다.. ^^;
요새, 스마트폰 열풍이 보통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은 단순히 전화 통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설치할 수 있고, 인터넷도 접속할 수 있는 PC같은 휴대폰을 말합니다. 이 스마트폰에 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장터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이런 온라인 장터에서 높은 수익을 올린 사람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겐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것 같은데요, 전자신문 한세희 기자와~
1. 스마트폰에 쓰이는 프로그램을 사고 파는 장터가 있다니 좀 생소하기도 한데요, 어떤 건가요?
- 네, 스마트폰에 쓰이는 프로그램을 보통 애플리케이션, 혹은 줄여서 '앱'이라 하고요, 이 앱을 만들어서 내놓고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장터를 흔히 앱스토어라고 합니다. 애플 아이폰이 큰 인기를 끈 요인 중 하나가 앱스토어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싼 값에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정 관리나 메모에서 게임, 지하철 노선, 맛집 정보, 피아노 건반 연주 등 정말 온갖 종류의 앱들이 나와 있습니다. 지금 애플 앱스토어에는 10만개 이상의 앱이 올라와 있고 지난 1월에는 다운로드 건수가 30억건을 넘었습니다.
또 구글이 만든 스마트폰 운용체계인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장터인 '안드로이드 마켓'도 있고요, 주요 통신사나 휴대폰 제조사들의 독자적인 앱스토어들도 잇달아 문을 열고 있습니다.
2.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앱스토어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요즘 우리나라 고등학생 중에서도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스타가 된 경우가 있다면서요.
- 네, 경기고등학교에 다니는 유주완군은 지난해 수도권 버스 운행 정보를 알려주는 '서울버스'라는 아이폰 앱을 만들었는데요, 어느 정류장에 언제 버스가 오는지 알 수 있어 버스 이용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작년 12월 처음 올라왔는데 지금까지 무려 25만건이나 다운로드되었다고 합니다. 유군은 아이폰 주소록을 이름 초성만으로 검색할 수 있게 해 주는 '콘택츠'란 애플리케이션도 만들었습니다. '김태규'라면 ㄱㅌㄱ만 입력하면 전화번호가 나오게 해 주는 건데요, 우리나라 휴대폰엔 대부분 있는데 아이폰에는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 하는 기능이었습니다. 유군은 0.99달러짜리 이 프로그램으로 한달만에 500만원 넘는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또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국디지털미디어고 3학년 오영식군은 '안드로이드 마켓'에 4개의 애플리케이션을 올렸는데요, 그 중에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전화 다이얼을 누를 수 있도록 하는 멀티태스킹 지원 프로그램인 '다이얼러앳바'(Dialer@Bar)라는 앱이 4000건 이상 다운로드 되었다고 합니다. 안드로이드폰이 아직 초기 시장인 걸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라 하겠습니다.
3. 이렇게 앱스토어에서 성공을 거둔 개인 개발자들이 적지 않다면서요
- 네 그렇습니다. 이 전에도 이미 많은 개인 개발자 혹은 소규모 기업들이 앱스토어를 통해 성공을 거머쥐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변해준이라는 게임 개발자가 업무 외 시간에 틈틈이 만든 '헤비매크'라는 게임이 첫 성공사례라 할 수 있는데요. 앱스토어의 전체 유료 제품 순위 5위까지 올라갔습니다. 전체 5위면 하루에 적어도 수천개는 팔린다는 얘기니까 하나에 0.99달러라 해도 하루에 수백만원씩 벌었다는 얘기입니다. 변해준씨는 이후 모바일 게임 회사를 창업해 본격적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나섰다고 합니다. 또 그 후엔 최강우라는 개발자가 만든 '카툰 워즈'라는 게임이 애플 앱스토어 전체 유료 제품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벤처 기업이 만든 게임이 일본 앱스토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적도 있고요.
4.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이런 앱스토어는 돈도 벌고 명성도 얻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인 것 같습니다.
- 네, 사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 많이 척박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휴일도 없이 수시로 야근하면서도 제대로 대우도 못 받고요, 또 개발자로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길지 않습니다.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도 고객사에서 값을 제대로 인정해 주지도 않고 불법복제 때문에도 또 힘들죠. 창의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제대로 보상해 줄 환경이 못 되는 겁니다.
그런데 앱스토어에서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개인의 차별이 없고요, 누구나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잘 만들기만 하면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자기 소프트웨어가 눈에 띄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만 돈 들여서 광고할 수 있는 시장도 아니고 입소문 잘 나면 되니까요, 가진 것 없는 개인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습니다. 수익은 시장을 제공한 애플과 개발자가 3:7로 나눠갖습니다.
5.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런 앱스토어를 만들고 개발자 끌어들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죠?
- 네, 애플이 아이폰 앱스토어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모바일 산업의 관심이 앱스토어로 쏠리고 있습니다. 컴퓨터 쓰려면 소프트웨어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스마트폰에서도 당연히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가장 중요하죠. 그리고 좋은 애플리케이션을 많이 확보하려면 개발자들이 많이 모이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장터를 만들어야 하고요. 최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출시한 SK텔레콤은 자체 앱스토어인 T스토어 활성화를 위해 100억원의 펀드를 결성, 안드로이드 콘텐츠 개발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도 지난주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에서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플랫폼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라는 스마트폰을 내놓았는데요,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총 270만달러의 상금이 걸린 바다 개발자 콘테스트를 진행하고 세계를 돌며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소개 행사도 열고있습니다. 자체 앱스토어도 물론 열었고요.
6. 정부에서도 이런 앱스토어에 많은 관심이 있다면서요.
- 네, 요새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잖습니까? 대기업들은 채용에 소극적이고 벤처 기업 열기도 예전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젊은 인재들이 모두 공무원이나 교사, 의사만 되고 싶어 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아이디어와 실력이 있으면 혼자 힘으로라도 성공을 일굴 수 있는 앱스토어가 고용 문제의 돌파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단순 일자리가 아니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고부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른바 1인창조기업이라고 하는 건데요, 청와대에서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문화콘텐츠와 IT 융합을 시도하는 1인창조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일 계획입니다.
7. 그런데 현재 정책이나 규제가 이런 흐름을 못 따라가는 경우도 적잖게 있다면서요.
- 네, 앞서 소개해 드린 유주완군의 '서울버스' 앱 같은 경우, 경기도에서 '공공기관의 정보를 무단 사용했다'고 정보 제공을 차단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물론 논란이 일어난 후 경기도에서 다시 정보 제공을 재개했습니다만, 네티즌들은 "정부가 당연히 할 일을 대신 한 시민을 격려하기는 커녕 앱을 차단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분개했습니다. 해외에선 시민들의 삶을 편리하게 해 줄 앱이 많이 나오도록 공공기관이 공공 정보를 적극 공개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아직 폐쇄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죠.
또 앱스토에서 가장 인기있는 분야가 게임인데요, 우리나라는 현재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게임은 서비스를 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앱스토어에 올리는 사람들은 주로 개인들인데, 게임 기업이 아닌 개인이 심의를 받는다는 것이 보통 부담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다양한 게임들을 앱스토어에서 만나지 못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앱스토어가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해 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길이기도 한데요, 창의적인 인재들이 좋은 제품을 많이 내놓고 충분히 보상 받고 사용자들은 편리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the Road Less Travelled 